간·폐 보하고 피부질환·눈병 효과
'제사상에 돔배기가 빠지면 제사를 못 지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한 제수품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포항․경주․영천 그리고 안동을 비롯한 북부지역에서는 명절이나 제사 때 빼놓지 않고 제사상에 올리는 중요한 제수가 바로 돔배기다. 전국의 상어고기 판매량 가운데 90퍼센트 이상이 이들 지역에서 소비되고 있다.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상어고기는 청새라상어․귀상어․백상아리․청상아리 등이다.
'돔배기'라는 이름은 어떻게 해서 붙여졌을까. 상어고기를 '돔박 돔박 네모나게 토막'을 내었다. 그리고 '포개다'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인 '동개다'라는 의미와 '동개 주면 부자가 된다'는 뜻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토막 낸 상어고기에 소금 간을 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인류는 돔배기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하였을까. 그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2015년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상어, 그리고 돔배기'라는 주제로 열렸던 전시 자료를 살펴보았다. 전국 각지 40여 곳의 유적에서 출토된 상어 뼈․이빨․가시 등이 한자리에 전시되었다. 바닷고기인 상어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살펴보는 의미 있는 전시회였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처음 먹기 시작하였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도 상어가 새겨져 있다. 삼국시대 고분 가운데 죽은 사람이 저승에서 먹으라는 의미로 귀한 상어고기를 바쳤다. 특히 경산의 임당동 고분에서 가장 많은 상어 뼈가 출토되었다. 또한 상어를 약으로 복용하였고, 가죽을 이용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돔배기 하면 영천장이요, 영천장 하면 돔배기'라 하였다. 그 같은 말이 생기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이렇다. 상어는 동해의 먼 바다에서 잡히는 귀한 어종이다. 그 고기를 상하지 않도록 해서 경상도 북부지역까지 운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개설되었고, 냉동 차량도 개발되어서 빠르게 운송할 수 있다. 하지만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직접 운반하는 수단밖에 없었다.
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이라서 중간쯤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 영천에서 소금으로 손질을 하였다. 먼저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내어 포를 뜨고 소금을 뿌려 간간하게 염장하였다. 먼 곳 사람들은 영천장에 와서 염장한 고기 즉 돔배기를 사갔다. 당시 영천장은 5일장이 열리던 전통시장이었는데, 영남지방 3대 전통시장 가운데 한 곳이었다. 지금은 상설시장으로 발돋움하여 농수산물을 비롯한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주변 지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로 해서 성시를 이루고 있다.
돔배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귀한 고기다. 그로 해서 제사상에 오르게 되었는데, 꼬챙이에 꿰어서 산적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장만한다. 그리고 육질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특유의 감칠맛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런가 하면 인체의 간이며 폐 기능을 보하는 효능이 있을 뿐 아니라, 피부질환이나 눈병 치유에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종 욱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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