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상한 경주 개발을 두고 지역에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언제, 어떤 계기로 경주 개발을 결심했는지에 대해 각종 주장이 설왕설래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971년 6월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지금의 포스코·이하 포항제철) 고로 화입식에 참석했다가 상경하는 길에 경주를 방문해 관리되지 않는 고분군, 허물어져가는 불탑과 불상을 본 뒤부터로 알려져 있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흐뭇했지만, 눈으로 마주한 경주의 모습에선 찬란했던 신라 천년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경주의 왕릉 주변의 상당수는 제대로 관리가 안 됐다. 한 주민은 "19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왕릉 주변 상당수는 호박넝쿨과 거름으로 썼던 똥물이 뒤엉켜 있었다. 호박은 위로 자라는 습성이 있는데 왕릉의 경사를 이용해 지주를 세우지 않고도 쉽게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박현 연구원은 "박 전 대통령이 포항제철을 방문한 시기는 1973년 7월이었으므로 이는 맞지 않는 주장이다. 이보다 1969년 경주시가 '관광개발기본계획'이란 이름의 종합개발계획을 만들었고, 이것이 2년 뒤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첫 현대식 용광로인 포항제철 1고로 화입식(火入式)은 1973년 6월 8일 열렸다. 이날 불을 지펴 약 21시간 만인 6월 9일 첫 쇳물을 생산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화입식에 참석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또 다른 주장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포항제철 건설을 위해 경주에 자주 들렸는데 불국사 인근 철도호텔에 머물 때 객실 천장에 쥐 오줌 자국이 있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이 이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하겠냐"며 경주 개발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포항제철은 1968년 4월 34명의 임직원으로 출범해 1970년 4월부터 1기 설비 착공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1961년부터 종합제철 건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던 만큼, 포항제철에 상당한 애정이 있었을 것이고 포항을 자주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불국사를 상당히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포항엔 대통령이 머물만한 숙박시설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항을 오가며 호텔이 있던 경주에 자주 들렸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찌됐건 박 전 대통령은 1971년 7월 16일 정소영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에게 친필로 경주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 지시를 내렸다. 이후 2개월 만에 정 비서관을 단장으로 한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이 완성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같은 해 11월 같은 이름의 계획서가 책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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