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SNS에서 광고 카피 쓰는 6가지 방법-2

입력 2019-05-16 11:21:21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지름길이 보이지 않는다. 연필을 괴롭히는 수밖에. 사진: pixabay 제공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지름길이 보이지 않는다. 연필을 괴롭히는 수밖에. 사진: pixabay 제공

지난주 칼럼에서 광고 카피 쓰는 세 가지 방법을 공개했다. 오늘 나머지 세 가지 방법도 독자와 공유하려 한다.

넷째, 글에도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카피 쓰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도 따라 할 수 있다. 당신의 글이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는 이유는 글 속에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지나칠 때마다 글의 무미건조함을 느낀다. 24평이 몇억, 35평이 몇억, 전세, 월세, 매매 이 단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넣어보면 글이 재밌게 바뀐다.

'장미꽃을 사세요. 집은 공짜로 드립니다'

집은 항상 억대에 거래되고, 장미꽃은 싸다는 인식을 뒤엎는 것이다.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소들이 열이면 열 똑같은 카피를 쓰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장미꽃을 파는 공인중개소가 있으면 어떨까? 게다가 집은 공짜로 준다니. 필자도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사례였는데 실제로 일본에 있었던 마케팅이라고 한다. 글을 잘 쓰는 재주가 없다면 글 속에 아이디어를 담아보자. 당신의 카피 한 줄로 시장의 강자와 약자가 바뀔 것이다.

다섯째, 당연한 것의 순서를 바꿔 써라. 사람들이 당연한 순서로 받아들이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성경의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마라' 하지만 이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 음식점의 멋진 카피가 탄생한다. '먹지 않는 자여, 일하지도 마라'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굉장히 새롭게 느껴진다.

당연하게 인지했던 인과 관계를 뒤집었기 때문에 우리 뇌는 이것을 색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해장국을 맛있게 먹기 위해 술을 마신다'라는 카피도 마찬가지다. 이미 음식점에서는 이런 법칙을 잘 활용하고 있다. 당신의 업계에서도 자주 쓰이는 카피가 무엇인지 찾아보라. 그리고 그 인과관계를 뒤집어 봐라. 독특한 카피가 나올 것이다.

글의 순서만 바꿔도 글의 맛이 산다. 사진: pixabay 제공
글의 순서만 바꿔도 글의 맛이 산다. 사진: pixabay 제공

여섯째, 속담을 활용하라. 속담은 그 문장을 인지시키기 위해 광고를 한 적이 없다. 사람들에게 속담을 외우도록 전광판, 신문, 버스 광고를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속담을 외운다. 그 이유는 속담엔 조상들의 엄청난 통찰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통찰력에 공감해 후대들에 전달한다.

좋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데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는 속담을 가져와라. 예를 들어 소상공인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할인 이벤트의 포스터를 올렸다고 가정하자. 이때 '가재는 게 편이다'라는 카피를 써보면 어떨까? 마치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어….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늘 너희 편이야"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속담을 센스 있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브랜드명이 속담에 들어가 있는 운 좋은 경우(?)도 있다. 당신의 브랜드 네임이 '태산만두'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태산이라는 단어는 속담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바로 그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갈수록 태산'

즉, 태산 만두에 오면 올수록 태산 만두밖에 없다는 걸 센스 있게 활용하는 것이다. 속담을 잘 이용하면 마치 그 카피가 진리인 듯 느껴진다.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카피를 공짜로 쓰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미 있는 것을 잘 발견하면 된다. 그리고 종이로 옮겨 적으면 된다.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견한다는 생각을 가지자. 그럼 당신도 어느새 훌륭한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견한다는 생각으로 종이를 만나자. 사진: pixabay 제공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견한다는 생각으로 종이를 만나자. 사진: pixabay 제공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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