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동산병원] 근대의료 개척 제중원 정신 120년, 동산병원 성서 이전 새 역사 연다

입력 2019-04-03 06:30:00

1899년 대구에 설립된 제중원을 뿌리로 삼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120년의 중구 동산동 시대를 마감하고, 4월 15일 성서로 이전해 새 역사를 개척한다. 지하5층, 지상 20층, 1041개 병상을 갖춘 새 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최대 규모이며, 국내 'Top10 병원' 진입를 목표로 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제공
1899년 대구에 설립된 제중원을 뿌리로 삼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120년의 중구 동산동 시대를 마감하고, 4월 15일 성서로 이전해 새 역사를 개척한다. 지하5층, 지상 20층, 1041개 병상을 갖춘 새 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최대 규모이며, 국내 'Top10 병원' 진입를 목표로 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제공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오는 4월 15일 대구 달구벌대로 서쪽 성서로 옮겨 최첨단 새 병원을 개원한다.

1899년 대구 약령시에 세운 '제중원'을 모태(母胎)로 하는 계명대 동산병원은 120년 '메디컬 프론티어' 정신을 이어,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연다.

새 병원의 정식 명칭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다. 현재 중구 동산동의 병원은 '대구동산병원'으로 남겨두면서 양(兩)병원 체제를 유지한다.

◆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한다' 제중원 정신 계승

동산병원의 뿌리는 의료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 박사(1869~1951)가 제중원을 설립한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가집을 개조한 제중원은 1901년까지 환자 2천여 명을 보살폈다. 1903년에는 현재 동산병원이 있는 대구 중구 동산동으로 이전해 1906년 제중원을 신축했다. 제중원의 규모가 커지자 환자도 크게 늘었다. 이 무렵 의학도 7명을 선발해 서양의학을 교육했다.

제중원 초대원장인 존슨 박사(맨 왼쪽)가 1908년 의학도를 선발해 의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제중원 초대원장인 존슨 박사(맨 왼쪽)가 1908년 의학도를 선발해 의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동산언덕에 재건축한 제중원.(1906년)
동산언덕에 재건축한 제중원.(1906년)
동산기독병원 전경.(1970년대 후반)
동산기독병원 전경.(197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2000년대 초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박시제중(博施濟衆)에서 따온 제중원은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한다'는 뜻이다. 동산병원은 지난 120년 동안 기독교적 박애정신과 의료를 통해 사람들이 건강하도록 돌보는 제중원의 뜻을 계승하며 실천해 오고 있다.

초대 원장 존슨 박사 후임인 아치발드 플레처 박사(1882~1970)는 1911년 제중원을 동산기독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1924년에는 동산기독병원에 간호부 양성소를 설립해 세균학, 간호술, 드레싱, 해부학 등을 가르쳐 간호사를 양성했다. 이 양성소는 계명대 간호대학으로 발전했다.

이후 1954년 설립된 계명기독대학은 발전을 거듭해 계명대학으로 교명을 바꾸고, 197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1980년은 계명대가 도약하는 역사적 발판을 마련한 시기다. 동산기독병원을 통합해 계명대 의과대학 부속 동산병원으로 위상을 새롭게 했다.

기독교 정신의 교육과 의료를 추구한 공통점으로 통합이 이루어진 동산병원은 이제 의료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서 시대'를 앞두고 있다.

◆최첨단 의료 환경 구축과 환자 중심의 병원 표방

새 병원은 대지 4만228㎡(1만2천169평), 연면적 17만9천218㎡(5만4천213평)에 지하5층, 지상20층의 대구경북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병상 수 또한 1천41개로 지역에서 가장 많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각종 의료장비와 비품 도입을 마쳤으며, 전교직원들이 새병원 현장에서 적응교육과 모의진료를 실시하며 환자를 맞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새 동산병원은 존스홉킨스대병원 등 세계적 수준의 미국 병원 8곳을 모델로 하여 '환자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건물은 '치유의 손' '교감의 손' '기도의 손' 컨셉트를 반영, 환자에 대한 사랑과 치유의 소망을 담고 있다.

병원 내부는 최첨단 의료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최신 사양의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었다. 방사선량을 크게 줄이고 검사 속도는 빨라진 국내 최고 사양인 MRI(자기공명 영상장치)와 CT(컴퓨터 단층촬영기)가 설치됐고, 암 진단에 특화된 디지털 PET-CT(양전자 컴퓨터 단층쵤영기)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 외에도 60여종, 2천여점의 신규 의료장비가 들어왔다.

질병정보를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휴대폰 전송하는 하이챠트(HI-Chart) 설명처방 서비스와 모바일건강검진 서비스, 진료 예약부터 결과, 주차정산까지 모든 병원이용 과정을 앱으로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병원으로 거듭난다.

병원 옥상에는 헬리포트를 설치하여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을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 글로벌 병원으로서 2개 국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국제회의실도 갖추었다.

◆지역 의료계 균형 맞추면서 국내 'Top 10' 진입 목표

대구는 시내 중심부에 4개의 대학병원이 몰려 있었다. 지역 외곽의 주민들은 진료를 받으려면 불편을 겪어왔다. 계명대 동산병원의 대구 서쪽으로 이전은 지역 의료계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그동안 대학병원이 없었던 달서구와 달성군, 경북 일부의 80만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場)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동산병원은 새 병원 건립과 함께 국내 의료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한 웅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상의 진료와 첨단 의학 연구로 국내 '톱(Top) 10 병원 만들기'를 목표로 세웠다. 의술, 서비스, 인력, 시설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동산병원의 모습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새 병원을 중심으로 의과대학, 간호대학, 의과학연구동, 약학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메디플렉스(Medical Complex)가 구축되면서 향후 '메디시티 대구'를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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