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내홍에 파열음 내는 대구 동구문화재단…동구청은 '나몰라라'

입력 2018-12-18 06:30:00

주요 책임자는 모두 공석…수익성 요구에 파업 위기까지

아양아트센터 전경
아양아트센터 전경

대구 동구문화재단이 최근 갖은 내홍에 휩싸이며 파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다. 관할 기관인 동구청의 어설픈 행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상임이사가 6개월째 공석이지만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데다, 노사 협상까지 결렬되면서 파업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 더구나 민선 7기 출범 후 수익성 위주로 운영 방침을 바꾸면서 순수예술 발전은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 길어지는 수장 공백사태… 곳곳서 업무 차질

동구문화재단 상임이사직은 지난 7월 문무학 전 상임이사가 사퇴한 뒤 6개월째 공석이다. 문 전 상임이사는 배기철 동구청장 취임 이후 "제작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1년 이상 준비하던 공연이 취소되는 등 재단 운영 전반에서 갈등을 빚자 사표를 냈다. 이후 적임자를 찾지 못해 동구청 행정자치국장이 상임이사직을 대행하며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실정이다.

아양아트센터의 공연업무를 총괄하는 문화기획팀장(4급 계약직) 자리도 지난 7월 계약이 만료된 후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아양아트센터 관장은 2015년 1월 이후 4년 가까이 빈 상태로 동구청 5급 공무원이 대행하고 있다. 모두 문화재단의 핵심 사업인 공연기획을 책임지는 직책들이다.

그러나 관할 기관인 동구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구문화재단 노조 한 관계자는 "책임자들이 전부 공석인데다 '순수예술공연은 되도록 하지 말라'는 구청장 지침까지 있어 기획공연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동구청 관계자는 "상임이사는 적임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고, 지금 취임해도 전임자 임기 만료일인 내년 7월까지만 계약해야 하는 제한이 있다"며 "임기만료일이 6개월 미만이면 신규계약이 가능해 그때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 노사관계 악화에 수익 추구 논란도

동구청이 손을 놓고있는 동안 내부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동구문화재단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이어온 임금 및 단체협상이 8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지난달 말 최종 결렬됐다. 호봉제를 총액연봉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상률을 둘러싸고 양측의 이견이 컸던 탓이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만약 20일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노조 한 관계자는 "재단 직원 대부분이 만성적인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조정이 결렬되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수익 위주로 급변한 재단 운영방향도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배 구청장은 주민 편의 목적으로 운행하던 셔틀버스가 '적자 사업'이라는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때문에 재단은 위탁업체 재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지 못했고, 당장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 달부터 운행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동구청은 셔틀버스 6개 노선 중 타 지역으로 운행하는 2개 노선만 없애고, 한 달 간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기존 업체와 협의 중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문화재단은 수익이 아닌 문화복지가 설립 목적"이라며 "공공 재단의 성격에 맞는 운영 방향을 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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