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맞은 대구 자사고…2019학년 신입생 선발 미달사태

입력 2018-12-13 21:30:00

대건고만 정원 채우고, 계성고는 0.69대 1, 경일고는 0.33대 1

올해 처음으로 후기 일반고와 신입생을 동시 선발한 대구의 3개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원서접수 결과 심각한 정원 미달 사태를 맞았다. 이 중 한 학교는 자사고 존폐의 기로에 섰다.

13일 오후 5시 기준으로 2019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 대구지역 각 자사고에 따르면, 모집 인원(320명)을 모두 채운 대건고(1.0대 1)를 제외하고 ▷계성고 350명 모집에 241명 지원 0.69대 1(남학생 0.5대 1, 여학생 0.96대 1) ▷경일여고 280명 정원에 94명 지원(0.33대 1) 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모집 결과와 비교해 보면 대건고(0.72대 1)를 제외하고 계성고의 남학생(0.53대 1) 및 여학생(0.97대 1), 경일여고(0.56대 1) 모두 경쟁률이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경쟁률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일여고는 지난해 신입생 모집에서 280명 정원에 158명이 지원해 학급 수를 3학급 감축하고 자사고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내년에는 1학년에 94명이 지원해 모두 합격해도 4개 학급을 겨우 운영할 수준이다. 후기 일반고와 함께 전형을 진행하기 때문에 신입생 지원 인원이 적다고 해서 추가 모집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사고의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는 학생들의 연쇄적인 이탈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일반고에 비해 치열한 내신 경쟁을 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 전체 모집단이 작으면 내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자사고에서 이처럼 미달 사태가 난 것은 자사고와 외국어고 전형 일정을 일반고와 동시에 추진하는 등 최근 정부가 자사고에 불리한 정책을 추진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학부모들이 자사고 재학 중 겪을 수도 있는 혼란 및 내신에서의 불리함 등을 우려해 일반고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일여고 학교재단 관계자는 "여러 어려움이 있어도 애초의 자사고 설립 목적을 유지하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이렇게까지 곤란하게 되면 '자사고 반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도 "추후 학교와 재단 관계자들과 만나 자사고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다양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구외고는 150명 모집에 206명(1.37대 1)이 지원해 지난해(1.48대 1)보다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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