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지역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습니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1927년 '대구 오일상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KK주식회사다. 아직은 '경북광유'라는 이름이 친숙한 KK주식회사는 올해로 창립 92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창업자 박재관 회장의 손녀인 박윤경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이달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2회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오랜 기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점과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점을 인정받았다.
성공만 거듭한 것 같지만 위기도 적잖았다. 매출의 90%가 휘발유·경유에서 나오다보니 국제 유가변동에 취약했다. 주유소 거리제한 철폐, 알뜰주유소의 등장도 악재였다.
박 대표는 사업 다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유가 등 외부적 요인에 지나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박 대표는 명맥만 유지하던 아스팔트와 윤활유 사업 비중을 크게 늘였고 최근에는 렌터카, 카드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유통 위주의 매출구조에서 탈피해 경기도 안성시와 세종시에 각각 아스콘 공장과 레미콘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제조에도 직접 나섰다. 덕분에 매출에서 석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으로 줄었다.
박 대표는 "주유소 업계 경쟁이 치열한 데다 유가 변동도 극심해 사업 다변화를 모색한 것이 주효했다"며 "지금은 먹는 기름 말고는 다 판다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KK주식회사는 7년 전부터 현장 영업직원에 중증 장애인을 고용했고 주유소 현장직 직원은 고령 인력을 우선해 뽑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를 하는 고령 인력의 경우 재택 근무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지역 기업으로는 쉽지 않은 시도다.
박 대표가 사업을 이어받으며 사내에서는 회사가 젊은 이미지를 입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주 금요일에는 직원들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했고 본사 사옥 1층은 미술 갤러리로 꾸며 지역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2014년 주유소와 카페의 이색 동거로 화제가 됐던 직영 주유소 스타벅스 입점도 박 대표의 결정이다.
박 대표는 지금처럼 꾸준히 지역에 자리 잡고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965년 100대 기업 중 2000년대 100대 기업에 남아있는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냥 소박하지만은 않은 목표다. 박 대표는 "그동안 해왔던 유류사업으로 끝까지 승부해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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