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열발전 참가 유럽 업체 유발지진 알고 있었다?'

입력 2018-11-22 18:22:39 수정 2018-11-23 10:35:20

백강훈 포항시의원 등 의혹 제기

경북 포항시 북구 남송리 지열발전소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북구 남송리 지열발전소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포항 지열발전소에 참여했던 유럽 업체가 포항에서 상당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뒤 철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업체는 독일에서 지열발전소를 만들었다가 지진이 일어나자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는 곳이어서 포항에서의 갑작스런 철수 이유가 지열발전과 지진과의 상관 관계를 알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 의혹이 맞다면 포항지열발전소가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한층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열발전정부합동조사단에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백강훈 포항시의원과 양만재 '포항 11·15 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연구위원은 22일 포항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럽 업체 B사가 포항지열발전소 건립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3.1 지진 후 철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백 시의원과 양 위원은 지난 14일 정부 합동조사단에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B사는 한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세계 7곳의 지열발전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독일 란다우지역에서 지열발전소를 건립했다. 그러나 2007년 이곳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지열발전소를 방치하다가 2014년 가동을 중단했다.

이들은 "독일 시민단체는 당시 지진이 지열발전소 물주입으로 일어났다고 했다"며 "이와 관련한 설명을 듣기 위해 조만간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를 국내에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B사는 포항에서도 지열발전에 참여했다가 규모 3.1 지진이 나자 독일 사례가 있어서인지 부담을 느껴 철수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3.1 지진이 난 이후 포항지열발전소가 물주입을 중단했으면 지진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넥스지오와 지질자원연구원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포항지진 진앙과 가까운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대에 4㎞ 깊이 지열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국내에서 처음 건립했다.

설비용량 1.2㎿급 발전소를 만들어 시운전하다가 포항지진과 연관 의혹이 일자 지난해 11월 가동을 중단했다.

이들은 "지열발전을 할 때 물을 20∼30MPa(메가파스칼) 이상 압력을 가하지 못하게 돼 있는 데도 포항지열발전소는 무리하게 89MPa 압력으로 주입했다"며 "지열발전정부합동조사단에 여러 의혹을 제기했고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앞으로 알아본 뒤 조사가 끝나면 발표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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