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이 잇단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이 없다. 간부 공무원의 자살, 직원 간 폭행, 성희롱 및 갑질 논란 등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으니 도정이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이런 사건사고는 공무원 사회의 허술한 기강 및 풍기와 직결된 문제다. 경북도청의 안동·예천 이전, 이철우 지사의 취임 등과 맞물려 공무원들의 심리적 공허함과 일탈이 심각한 수준이라니 걱정스럽다.
이 사건사고를 뜯어보면 놀랄 만한 일이 적지 않다. 지난달에 일어난 간부 공무원 자살 사건은 개인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직원 사이에 ‘원인은 갑질’ ‘과중한 업무 탓’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니 상하 관계의 불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청 노조 게시판에는 “우리 부서에는 몇 달 동안 사건이 끊이지 않고 벌써 경찰차가 두 번이나 왔다 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특정 직원이 여직원에게 욕하고 다른 직원을 폭행해 경찰이 출동할 정도라면 정상적인 공무원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직원은 성희롱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니 공무원들의 처신이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깝다.
도청 신도시에는 밤이 되면 술 먹고 어울려 다니는 공무원들이 자주 보인다. 가족을 대구 등에 두고 홀로 살면서 ‘방황’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경북도가 지난 6월 직원 537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실태를 조사해보니 62%가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33%가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직원들의 ‘아노미 현상’(혼돈 상태)이 심각한 상황이다. 도청 이전에 따른 후유증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후유증이 이전 초창기의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될 현상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지사가 파격 인사·특별 승진 등을 제시하며 도정을 챙기려고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공무원 기강을 다잡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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