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민-축산인 상생하는 축산

입력 2018-11-11 15:43:19 수정 2018-11-11 17:52:58

배재은 군위군 축산경영담당

배재은 군위군 축산경영담당
배재은 군위군 축산경영담당

보릿고개의 추억이나 값비싼 건강식으로 보리밥을 찾게 되는 요즘에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자랑스러운 역사와 더불어 청정한 자연은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내세우고 싶어 하는 자랑거리다.

군위군 또한 삼국유사의 고장답게 인각사와 삼존석굴 등 유서 깊은 역사유적이 도처에 산재해 있고 팔공산이 감싸고 있는 석산리 산촌생태마을과 한밤마을은 군위군이 자랑하는 자연유산이다.

근래 들어서는 인근 대도시에서 군위로 이주하는 귀농·귀촌인이 늘어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무엇보다 주거환경의 질이 주민들에겐 최우선 가치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그동안은 별다른 민원이나 갈등 없이 축산업을 해왔지만 악취 발생 등 주거환경 문제로 공동체 내 갈등과 반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축산인들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고 한다'며 이주한 이웃 탓으로 갈등의 원인을 돌리지만 세상인심이 변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주거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뀐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제 축산인들이 변화된 환경에 부응하려고 노력해야 할 때다. 축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존의 축사가 주거환경에 위해를 가하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축산인 스스로 축사 시설을 개선하고 관리를 철저히 해서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누가 이웃의 축사를 반대하겠는가.

알려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경우 소 4마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자동차 한 대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고 축산업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14%에 이른다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로 봤을 때 축산은 더 이상 인간과 공존하기 어려운 유해산업이 된 것이다.

이에 군위군에서는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 개정으로 '청정 군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가축 방역과 축사 환경 개선 등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군이 지원하는 예산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축산인 스스로 변화된 환경을 절감하고 축산 환경 개선과 철저한 관리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도태됐고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시대를 앞서 왔다. 축산인들이 언제까지 이웃의 민원과 원망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자문해봐야 할 때다.

내가 아니라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축산으로 축사 환경과 가축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선진 축산기법에 눈을 떠야 한다. 축사 시설도 현대식으로 개선하고 관리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21세기 4차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축산은 농촌경제를 지탱하는 고수익 산업이다. 이제 축산인들은 주거환경과 건강한 식탁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지혜로운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혹자는 악취 때문에 군위에서 살 수 없어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도 한다. 더 이상 이런 말이 통하지 않도로 축산인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친환경 축산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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