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장계향(張桂香·1598~1680) 선생의 시 '水國春色'(수국춘색)이 처음으로 고문헌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두환 안동대 한문학과 교수는 26일 "그동안 구전으로 전해오던 장계향 선생의 시가 실제로 고문헌에 기록된 것을 처음으로 찾아냈다"며 "전해오는 장 선생의 시는 몇 편에 불과한데다 말로만 전해지던 시가 실제로 기록에서 발견되면서 장계향 선생의 선양사업에 획기적 전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안동에서 성리학자 장흥효의 딸로 태어난 장계향 선생은 조선시대 중기의 문인이자 요리 연구가로 조선 중기 이후의 요리 방법을 최초로 한글로 기록한 '음식디미방'을 남겼다.
신 교수가 이날 매일신문에 공개한 장계향 선생의 시 '수국춘색'은 영양군의 지원으로 장계향 선양사업에 대한 과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壽靜齋集'(수정재집) 7권 '窾啓雜識(관계잡지)에 기록돼 전해오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

수정재집은 조선후기 학자인 '유정문'(柳鼎文·1782∼1839)이 지은 것으로 유정문은 일생을 퇴계 이황·대산 이상정의 학문적 자세를 본받고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주력했던 인물이다. '관계잡지'엔 그가 학문 연구나 일상생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을 엮은 내용이 담겨 있다.
'수국춘색' 싯 구절 중 일부는 그동안 구전으로 전해오던 내용과 기록에 나타난 것 사이에 다른 점이 발견되고, 문헌에는 시를 둘러싼 일화들도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특히 구전 일화와 다른 것도 있어 장계향 선생 연구에 상당한 학술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전 '수국춘색'은 '水國春色(수국춘색) 바다의 봄 빛이, 忽登盤上(홀등반상) 홀연히 소반 위에 올랐네, 香味啖來(향미담래) 향기로운 맛 먹어 보니, 可得蘇病(가득소병) 오래된 병을 낫게 하는구나'라 전한다.
하지만, 기록에는 '水國春色(수국춘색) 바다의 봄빛이, 忽登空盤(홀등공반) 홀연히 빈 쟁반에 올랐네, 一莖啖來(일경담래) 한 줄기를 먹어 보니, 枯骨頓蘇(고골돈소) 깡마른 몸에 기운이 생겨나네'라 적고 있다.
신두환 교수는 "장계향 선생은 시·화에 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기록으로 발견된 '시'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특히 구전으로 전해지던 시가 이번에 기록에서 발견되고 시 배경도 밝혀져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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