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개방에 미리 대비해야---개성공단 재가동 분명한 호재

입력 2018-09-21 05:00:00

홍양호 전 통일부차관. 매일신문 DB.
홍양호 전 통일부차관. 매일신문 DB.

"개성공단 재가동은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의 경제개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홍 전 차관은 2011년부터 2014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개성공단 전문가'로 꼽힌다.

홍 전 차관은 개성공단 재개는 국가 경제 뿐 아니라 지역에도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단순히 개성공단 진출 기업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까지 간접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홍 전 차관은 "개성공단 철수 이후 대구의 원단 업체들 매출이 줄었다. 진출 업체에 납품하던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개성공단 입주는 남아있는 지역 업체 입장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지역의 노동집약적 산업 기반이 저렴한 인건비의 개성공단 재개로 인해 약화될 것으로 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지역 업체 상당수가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전 차관은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7년 개성공단 분양 당시에도 진출한 지역 업체가 3곳에 불과했고 앞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더라도 노동집약적 업종만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전 차관은 "중국, 베트남 등 인근 국가 인건비가 많이 올라 북한도 이전처럼 매우 낮은 인건비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인건비 절감 효과는 이전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서도 최근 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단순 제조업보다는 고도화된 업종을 유치하려 할 것이다. 지역 산업구조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홍 전 차관은 우리나라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러시아 등 이권을 노리는 국가가 적잖은 만큼 이번 기회를 살려 경제개방 이후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차관은 "문호가 개방되면 주변국들의 경쟁이 치열할텐데 북한도 한쪽에 예속되지 않기 위해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우리만 경협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지금부터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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