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 8월 도입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오류 잦아 불편

입력 2018-09-19 05:00:00

환자 진료 기록 이전 더뎌…진료 대기 1시간에 진료실 안에서도 기다려야

계명대 동산병원이 도입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잦은 오류를 일으켜 환자와 의료진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과거 진료기록이 새 시스템에 제대로 이전되지 않아 진료 접수시간이 길어지고, 진료실 안에서도 무작정 기다려야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2014년 한국후지쯔를 주 사업자로 선정하고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사업을 진행했다. 병원정보시스템은 환자 병력, 외래진료 및 입·퇴원 관리 등 의료정보뿐 아니라 인사 및 급여, 의료수가, 의료장비 정보 등을 총괄한다. 한국후지쯔는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을지병원 등에서 차세대 HIS를 구축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사업 수행 2년이 지나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병원 측은 애초 약속했던 기간까지 사업이 완료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했다.

다급해진 계명대 동산병원은 서울대병원 자회사인 의료IT업체 이지케어텍을 대체 사업자로 선정해 지난 8월 시스템 도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후지쯔 측과 계약 위반 여부를 두고 50억원대의 소송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새로 구축한 병원정보시스템이 잦은 오류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기존 진료정보를 새 시스템으로 옮겨서 안정화하는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는 탓이다. 때문에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는 진료 대기에만 1시간 가량 걸린다. 특히 2, 3개월에 한 번씩 처방전을 받는 만성질환 환자 중 진료 기록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수작업으로 진료 기록부 등을 검토해야 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당뇨약을 처방받으려 병원을 찾은 이모(56) 씨는 “약 하나 받으려고 몇 시간을 기다린 지 모른다. 매번 이렇게 오래 기다릴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의료진과 만나는 진료실 내에서도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져 의료진과 환자 모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병원 한 관계자는 “1시간을 기다려 진료실로 들어온 환자가 전산 정보에 기록이 없어 멍하게 10분을 더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온 환자가 답답해하며 화를 낼 때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환자 불편을 줄이고자 시스템 사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새 시스템에 진료 정보를 모두 옮기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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