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심인고 '남고', 심인중 '남녀 공학'으로 이전할 듯

입력 2018-09-19 05:00:00

심인고 '남고 전통' 바꾸기 어려워
2020년까지 대구 달성군 다사읍으로 이전 완료

2020년까지 대구 달성군 다사읍으로 이전을 완료하는 심인중·고등학교가 고교는 '남고', 중학교는 '남녀 공학'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학교법인 회당학원은 최근 '심인중·고 이전 신축공사 건축설계경기 공고'를 내고 설계안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공고에 따르면 심인고는 연면적 1만2천500㎡, 남학생 24학급(600명)을 수용하는 규모로 건축되며, 추정 공사비는 160억원이다.

현재 남자중학교인 심인중은 남녀 학생 18학급(450명)을 수용하는 규모에 연면적은 8천㎡, 추정공사비는 10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설계가 결정되면 남녀 화장실 등 시설을 바꾸기 어려워 사실상 단성학교로 확정된다는 것이 대구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은 그간 지역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학교와 재단 측에 이전 후 남녀 공학으로 전환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다.

도로로 1.2㎞ 떨어진 다사고가 남녀 공학인데다, 달성군은 농어촌 특별전형의 혜택이 있어 여학생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향후 학령인구 감소가 심화되면 단성학교보다 남녀 공학인 학교가 타격을 덜 받는다는 이유도 포함됐다.

하지만 심인고 측은 지역 전통 남고로서 명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심인고 관계자는 "남고로서 61년이라는 전통을 이어왔기 때문에 동문과 재단의 뜻을 수합해 학교 방향이 결정돼야 한다"며 "심인고가 1970~80년대 지역 명문 사립 남고로서 이뤘던 전성기를 새로운 곳에서 다시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이전비 등을 재단에서 모두 부담하는 사립학교의 특성상 공학으로의 전환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만약 법인이 지금이라도 남녀 공학 전환을 희망한다면 얼마든 승인할 계획은 있다"며 "지역 도심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하면 학교 이전이 백번 옳은 일이다. 재단에서 단성, 공학 여부를 두고 합의가 틀어져 이전을 못하는 게 최악의 경우인 만큼 교육청으로서도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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