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독점 그리고 부패입니다.'
500년 역사의 조선 왕조 패망 이유에 대해 어느 대구 사람이 내린 진단을 들었다. 학문적인 연구 성과의 결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가만히 뜯어볼수록 공감이 가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차별은, 사대부 즉 양반(선비가 아니다)이 백성의 신분을 나누고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게 한 제도로 소수 양반 그들만이 나라를 주무르고 누리려 함이었다. 독점은, 배우고 익히기 쉽게 세종이 만든 한글 대신 가난한 백성이 배우고 익히기 힘든 한자(漢字)로 정보와 지식의 소통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 부패는, 인류 보편의 일이지만 조선에서는 수령(守令)이나 한 관직을 차지하면 퇴직 이후는 물론, 후손까지 먹고살도록 꾀한 탓에 생긴 현상이었다.
차별 후유증은, 임란과 일제 식민침략 등 360차례 조선조의 외침에 의병과 달리 '사람대접하는 듯한' 적진에 몸을 맡긴 백성들의 숱한 이적(利敵) 행위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가. 또 독점의 폐해는, 특히 서학(西學) 사람들이 쉬운 한글 성경이나 선교 자료 등을 만들자 배움과 지식, 정보에 목말랐던 90%의 무지한 백성들이 이를 구하려 줄을 선 사례가 증명했던 터이다. 부패의 결과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던 조선의 비좁은 취업 시장에서 돈을 받고 관직을 사고파는 일에 그치지 않고 끝내 나라 산하(山河)조차 판 지경에 이른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가.
조선 망국의 세 요인은 나눔 즉 공유(共有)를 꺼린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런데 지금 나라 사정을 보면 조선과 별로 다르지 않다. 나눔과 공유는 정치인 지도자 입에만 맴돌고 책에 나올 뿐이다.
요즘 심각한 경제난 특히 지방, 그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많고 변변한 대기업이라곤 거의 없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속이 까맣다. 하지만 대구경북 중소기업인들이 힘든 서로의 처지를 딛고 함께 사는 활동에 한창이란 소식이다.
'중소기업융합대구경북연합회'와 '열사모협의회'가 그렇다. 업종에 관계없이 뭉친 이들 단체 회원들이 거래를 트고 경영과 경험 공유로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뭉쳤다고 한다. '융합과 공유 그리고 공생'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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