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0대 청년 파산 4년 만에 22% 증가…다른 연령대는 모두 감소

입력 2018-09-10 05:00:00

빚 많으니 소득 대부분 대출 상환, 생활비로 다 써

대구 청년들이 빚의 굴레에 신음하고 있다. 학자금이나 생활비 부담으로 수천만원의 빚을 진 상태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파산하는 20대까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부족하고 급여 수준이 낮은 대구 청년은 더욱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구법원에 따르면 파산 신청을 한 대구경북의 20대 청년은 2014년 58명에서 지난해 71명으로 22%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20대의 파산 신청 건수가 780건인 점을 감안하면 파산을 신청한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대구 청년인 셈이다.

이는 2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 파산 신청이 크게 감소한 것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같은 기간 50대의 파산신청은 2천42건에서 1천530건으로 25% 줄었고, 40대도 1천844건에서 1천379건으로 25.2% 감소했다.

'청년 파산'의 증가는 전국적 현상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4년 499건이었던 20대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780건으로 4년 만에 1.5배나 증가했다. 반면 50대 파산 신청자는 같은 기간 2만386건에서 1만5천469건으로 24%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와 달라 20대의 파산선택이 증가하는 것은 소득 자체가 낮아서다. 과도한 빚에 시달리는 개인은 신용회복위원회 등 사적 채무조정과 법원의 개인회생과 파산 등 공적 채무조정으로 채무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나마 소득이 있으면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제도나 법원의 개인회생을 통해 일정 기간동안 안정적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

그러나 20대 청년의 경우 소득 자체가 없거나 적어 파산 신청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천만원의 빚을 안은 상태로 사회에 진출하는 '기울어진 운동장'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구청년유니온이 지난해 대구지역에 직장이 있거나 거주하는 청년(만 19~39세) 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자 모두 부채가 있다고 답했고, 평균 2천603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빚이 많으니 소득 대부분은 대출 상환, 생활비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으로 지출했다. 지역 청년들의 월 평균 임금은 185만원으로, 수입 중 28.6%(53만원)를 학자금 대출 등 빚을 갚는데 썼다. 반면 월 평균 저축액은 25만원으로 급여의 13%에 그쳤다.

최유리 대구청년빚쟁이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금융부채 평균부채 내역을 보면 30세 미만 가구가 2010년 1천796만원에서 지난해 4천778만원으로 166% 증가했다"며 "낮은 취업률 등 많은 청년들이 생활비, 소득 부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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