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와 비행기 동승한 대구경북민 5명, 감염병위기대응 단계 '주의'

입력 2018-09-09 17:14:28 수정 2018-09-09 21:15:58

대구시·경북도, 비상대응체계 구축·운영하고 일상접촉자들 모니터링 강화키로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메르스 위기경보 수준을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메르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남성과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자택에 격리된 사람은 지난밤 사이에 1명 늘어나 현재까지 21명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최근 서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3년 만에 재발한 가운데 대구시민 4명과 경북도민 1명이 감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일상 접촉자'로 확인돼 대구시·경북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대책반을 꾸려 운영키로 했다.

9일 대구시·경북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메르스 양성 환자와 같은 시·공간에서 활동한 일상접촉자 440명 중 4명(내국인 3명, 외국인 1명)이 대구시민, 2명이 경북도민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민 가운데 1명은 실 거주지가 인천인 인천공항세관 직원으로 확인됐다. 두 지역에서 모두 '밀접 접촉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중증호흡기 질환으로 감염 후 14일 이내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이 20~46%에 이른다.

일상 접촉자는 의심·확진환자와 비행기 등 같은 시공간에서 활동했으며 감염 노출 또는 접촉 사실을 배제할 수 없는 관리 대상이다. 밀접 접촉자는 의심·확진환자가 감염 증상을 보일 때 직접 접촉한 사람이다.

이날 대구시와 경북도는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외국에서 메르스가 발생한 때, 주의는 감염병이 국내 유입된 때 각각 발령한다. 이와 함께 각각 방역대책반을 꾸려 운영키로 했다.

대구시 방역대책반은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 구·군별 보건소,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의료기관 등과 연계해 24시간 핫라인을 유지한다.

경북도도 시·군 방역대책반 27개 반을 꾸려 24시간 운영한다. 대책반은 일상 접촉자 관리, 메르스 예방 등을 위한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이들 지역의 방역대책반은 지역별 응급의료기관에 관리 상황을 전파하는 한편, 중동 지역을 방문했거나 확진자와의 접촉이 의심되고 메르스 유사 증상이 관찰되는 시민을 즉각 신고·격리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또 일상 접촉자를 밀접 접촉자에 준해 매일 직·간접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통상 일상 접촉자는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노출 3, 5, 7, 10일 째와 마지막 14일 째에 메르스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스스로 담당자에게 연락하는 수동감시 대상자에 속한다.

시민 거주지 보건소에서 매일 의심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증상이 발현하면 보건소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즉각 이송해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경북대병원 5병상, 대구의료원 10병상)에서 신속히 검사하도록 했다.

이원경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중동국가에 방문한 지 2주 이내에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말고 반드시 보건소나 1339에 신고해야 한다"며 "도내에 밀접 접촉자는 없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만큼 국가지정 및 지역거점 격리병상 53곳을 구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8일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거주 61세 남성은 지난달 16일 쿠웨이트를 방문한 뒤 지난 6일 쿠웨이트~두바이를 운항하는 EK860편 항공기(6일 오후 10시 35분∼7일 오전 1시 10분)를 타고 두바이~인천을 운항하는 EK322편(7일 오전 3시 47분~오후 4시 51분)로 환승해 입국했다. 그는 입국 후 발열과 가래 등 증상을 보여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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