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종목 협회장을 만나다] <1>구진모 대구시 핸드볼협회장

입력 2018-09-09 15:56:36 수정 2018-10-04 20:04:34

전라북도 일원에서 열리는 제 99회 전국체육대회(10월 12~18일)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각 지난해 9위, 4위였던 대구와 경북은 한 계단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선수·코치의 굵은 땀방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에 대한 아낌없는 뒷바라지는 물론 스포츠 행정을 알뜰살뜰 챙기는 임원들의 수고가 필요하다. 매일신문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대구경북 체육 발전을 위해 앞장서온 종목 협회장들을 만나본다.

구진모 대구시 핸드볼협회장이 대구 사수초등학교 핸드볼팀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구진모 대구시 핸드볼협회장이 대구 사수초등학교 핸드볼팀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984년 핸드볼팀을 창단한 대구는 널리 알려진대로 한국 여자 핸드볼의 명가다. 여자 핸드볼이 믿고 보는 금메달 종목이 된 데에는 이호연(대구 용산중 코치), 김은경(대구 성서초 코치) 등 대구에서 뛴 스타 선수들의 공이 크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유라가 에이스답게 선배들의 명성을 이었다.

하지만 핸드볼 인기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만 반짝하곤 한다. 경기장 관람석은 텅 빈 채 외면받기 일쑤다. 대구 역시 남녀를 통틀어 초등부 4팀, 중등부 2팀, 고등부 2팀, 실업 1팀뿐이다.

그런 대구에 최근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구진모(67·한국전설 대표) 대구시핸드볼협회장이 2016년 취임하면서다. 비(非) 경기인 출신이지만 핸드볼 중흥에만큼은 누구보다 열심이란 평가가 많다.

대구시교육청과 대구핸드볼협회는 최근 북구 사수중학교에 여자 핸드볼팀을 내년에 만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북구 사수초등학교 핸드볼팀 창단에 이은 연이은 경사다. 구 회장이 취임 초기 밝힌 '2020 꿈나무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빈약한 선수층을 생각하면 한국 핸드볼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다는 게 기적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대구핸드볼협회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서 흔쾌히 수락한 이유입니다. 이런 가성비 높은 종목의 발전을 돕고 싶었습니다."

구진모 대구시 핸드볼협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구진모 대구시 핸드볼협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영남대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학교 스포츠클럽에 주목한다. 클럽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소질 있는 학생들을 발굴, 엘리트 선수로 육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학교 동호회를 통해 저변 확대가 이뤄지면 자연스레 관중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제가 취임하기 전 10개 미만이던 학교 핸드볼클럽이 지난해 29팀에 이어 올해 34팀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대구시교육감배 클럽대회도 열었고요. 핸드볼을 교기로 지정한 사수초교의 경우 정유라 등 대구시청 선수들이 '찾아가는 핸드볼 교실'을 재능 기부로 열면서 전교생 619명 중 30명이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대구에 남자 실업팀을 만드는 것이다.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럽 리그처럼 국내 리그를 키우자는 원대한 꿈이다.

"올해부터 개막 시기를 11월로 변경한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 여자는 8팀이지만 남자는 6팀뿐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실력을 생각하면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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