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서 퇴계 이황 선생 친필 '만장' 등 유물 대거 출토

입력 2018-09-03 18:39:08

학계 '보물' 이상의 가치 있을 것으로 보여

안동시 풍산읍에서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쓴 만장(망자를 애도하는 글)이 발견됐다. 국내에서 임진왜란 이전의 만장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시 풍산읍에서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쓴 만장(망자를 애도하는 글)이 발견됐다. 국내에서 임진왜란 이전의 만장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의 한 무덤에서 퇴계 이황 선생 등 대학자들의 친필 '만장(輓章)'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3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출토된 만장은 안동시 풍산읍에서 퇴계 선생의 처삼촌인 안동 권씨 가일문중 권굉의 묘를 이장하던 과정에서 발견됐다.

만장은 죽은 사람을 애도하며 지은 글로 망인이 살았을 때의 공덕을 기려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가로 39㎝, 세로 128㎝(한지) 크기의 퇴계 이황 친필 만장엔 연꽃 그림과 함께 40자의 5언 율시로 고인의 공덕을 기리는 글이 쓰여 있다. 또 서애 류성룡의 부친인 류중령이 지은 것 등 모두 14점의 만장이 추가로 발견됐다.

임진왜란 이전의 만장이 발견된 것은 드문 일이고 특히 퇴계 이황 선생의 대형 친필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학계에서는 출토된 만장이 보물급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출토된 만장이 퇴계 선생을 비롯해 당대 대학자 선비들이 남긴 만사(輓詞)라는 점과 친필이라는 점, 내용 자체가 문집이나 다른 문헌에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 상례가 끝나면 대부분 태우지만 보존된 희귀성 등에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대학자들이 직접 쓴 만장은 대단히 소중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이물질 제거 작업과 보존 처리가 끝나는 연말쯤 유물을 일반에 공개하고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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