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혁신도시의 교육`교통`환경 등 정주여건이 미흡해 혁신도시 직원과 가족들의 동반 이주율이 낮아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교통환경과 여가활동환경 부문의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가 전국 10개 혁신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 혁신도시 정주여건 만족도는 50.9점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7번째에 그쳤다. 전국 평균인 52.4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점수다.
지난 6월 15일부터 35일간 조사한 이 자료에 따르면 대구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은 특히 교통환경과 여가활동환경 부분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도심과 혁신도시를 잇는 교통편이 부족한데다, 각종 체육시설이나 도서관·영화관 등 여가시설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현재 대구혁신도시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총 6개 노선에 불과하다.
인근에 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과 각산역, 반야월역이 있지만 공공기관 밀집지역 및 혁신도시 주택가와는 도보로 20여분 이상 떨어져 있다보니 다시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야하는 실정이다.
혁신도시 이전과 함께 대구로 이사한 회사원 정모(33) 씨는 "주변 상가가 있다고해도 그마저도 식당·카페 정도에 불과하고 여가·문화시설은 전무하다. 주말이면 할게 없다"며 "교통도 불편해 자가용이 없는 직원들은 주말에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수 밖에 없다. 여가시설을 확충하고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구간 연장 등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열악한 정주여건 탓에 가족과 함께 이주하지 않고 혼자 대구로 오는 경우가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대구 혁신도시 10개 공공기관 중 가족과 함께 대구로 온 직원 비율은 34.7%에 불과했다. 부산(44.1%), 울산(39.9%), 광주·전남(35.4%) 등 광역시에 있는 혁신도시 중에서 가장 낮았다.
정주 인구가 적다보니 당연히 인근 상권도 침체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당초 혁신도시가 입주하면 상당한 규모의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초 기대만큼 정주 인구가 늘지 않다보니 상점들도 개업과 폐점을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 혁신도시 인구는 1만4천165명으로 대구시 계획인구 2만2천215명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우후죽순 들어섰던 상가도 빈 곳이 적잖다. 상가신축 후 3년 이상 공실로 남아있는 건물이 50%가 넘을 정도다.
혁신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29) 씨는 "금요일이면 직원들이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버려 주말에는 동네가 죽은 도시가 된다"며 "요즘에는 새로 입주하는 가게도 많지 않아 성장이 정체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경제가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중규 대구경북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연구과제에서 "혁신도시의 주민 정주여건 개선에 힘써야 한다"며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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