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양극화 심각, 상위 0.1% 근로소득이 하위 10%의 1천배

입력 2018-09-02 18:05:37

근로소득과 이자ㆍ배당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근로소득 상위 0.1%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이 6억6천만원에 달한 반면, 하위 10%는 69만원에 그쳤다. 1천배 가까이 근로소득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심각한 소득 양극화의 한 단면이다. '돈이 돈을 버는' 이자·배당소득의 격차는 근로소득보다 훨씬 더 심해 상위 0.1%(8천915명)의 배당소득 총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소득 천분위 자료(2016년 귀속)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소득 상위 0.1%에 해당하는 1만7천740명은 1인당 평균 6억6천만원의 근로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매달 수입이 5천500만원인 셈이다. 상위 0.1%의 근로소득 총액은 11조7천93억원으로, 하위 25%에 해당하는 443만5천25명의 총 근로소득(11조7천257억원)과 맞먹었다.

또 상위 1%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2억2천700만원으로 총액은 40조2천505억원으로 전체의 9.15%, 상위 10%의 1인당 평균은 9천300만원으로 총액은 전체 37.67%(165조8천211만원)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10%는 총액이 1조2천326억원으로 전체의 0.28%에 그쳤고,1인당 연간근로소득도 7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복지국가의 역할이 전보다 강조되면서 근로소득의 격차는 미약하게나마 줄어들고 있다.

이자·배당소득의 소득집중도는 근로소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지난해 상위 0.1%(5만2천83명)의 이자소득 총액은 2조5천78억원으로 전체의 17.79%에 달했으며, 배당소득의 경우에는 상위 0.1%(8천915명)이 벌어들인 총액 7조2천896억원이 전체의 51.7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배당 소득은 주식 보유 등 기업 투자에 따라 받는 돈으로, 상위 0.1%가 배당소득의 절반 이상을 싹쓸이한 셈이다. 특히 상위 1%의 1인당 평균 이자소득은 1천230만원, 상위 10%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1천492만원으로,이자·배당소득 2천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빠졌다. 반면, 애초 예금과 주식 등 자산이 적은 하위 10%는 지난해 고작 1인당 평균 28원의 이자와 79원의 배당을 받았을 뿐이다.

국세청이 근로소득뿐 아니라 이자·배당·종합소득 천분위 자료까지 국회에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상정 의원은 "분석 자료가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만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소득 양극화는 이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며 "국세통계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소득 불평등 지표와 세입 추계의 정밀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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