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청와대 국민청원...이재명, 어린이집, 국민연금

입력 2018-09-02 16:23:45

더아이엠씨는
더아이엠씨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CONCOR 분석 기법'을 통해 60개 키워드를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누진제 ▷아동 보호 ▷이재명 의혹 ▷유해 사이트 ▷제주도 난민 등 5개의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CONCOR 분석 기법은 문서 내 동시에 등장하는 단어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 의혹을 밝혀주세요", "어린이집 시스템, 제발 바꿔주세요".

국민들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정치개혁과 안전'환경, 육아'교육 등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추천 수가 많은 상위 게시물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주요 이슈로 이재명 의혹이 제기됐고, 국민연금과 누진제, 제주도 난민, 아동보호 등에 대한 언급도 잦았다. 이는 최근 불거진 정치적 논란을 물론 연금 정책과 날씨, 안전 등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슈의 중심 '이재명'

지역 벤처기업인 더아이엠씨는 직접 개발해 운영 중인 사이트 '텍스톰'(Textom)을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분석했다고 최근 밝혔다. 분석은 지난 8월 13일을 기준으로 진행 중인 청원 중 추천이 많은 상위 1천500건의 게시물을 대상으로 했다. 게시물 제목과 요약문에서 주요 키워드를 추출하고 나서, 출현빈도와 상위 60개 키워드 네트워크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출현빈도를 보인 키워드는 경기도지사인 '이재명'(1위'261회)이었다. 이와 관련된 '은수미'(3위'136회)와 '성남시장'(11위'57회)의 출현도 잦았다. 이는 한 방송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성남의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슈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관성이 높은 '조폭'(7위'75회)이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재명 관련 청원 중 대부분은 '이재명, 은수미와 관련한 의혹을 밝혀주세요'라는 요구였다. '불법폭력조직 코마트레이드와 연루된 성남시장 은수미와 경기도지사 이재명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한 청원은 이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16만3천917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재명과 관련된 청원 중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것이다.

일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청원도 있었고, 방송사가 방영한 내용의 정치적인 의도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4위'107회)과 '어린이집'(5위'87회), '제주도 난민' (10위'58회) 등과 관련한 키워드가 상위를 차지했다. 또 '누진제'(6위'75회)와 '전기요금'(23위'24회), '전기세'(36위'15회) 등과 같은 단어들도 자주 나타났다.

이달 17일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 발표를 전후해 연금 수익보장과 운용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량 급증하면서 전기료에 대한 불안감이 누진제 폐지 여론에 형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치개혁, 안전'환경, 육아'교육

더아이엠씨는 자주 출현하는 단어 사이의 연결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치개혁'과 '안전'환경', '육아'교육' 등 세 가지 주제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폐지', '법', '처벌' 등과 같은 키워드가 연결 관계의 중심부를 차지했다. 이 중 폐지는 '국민연금'과 '누진세'과 주로 연결됐고, 처벌은 '이재명', '은수미'와 관련성이 높았다.

분야별로 보면 정치개혁에선 '국민연금'에 대한 키워드가 가장 빈번하게 출현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것은 이달 초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인다는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중에 '국민연금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대부분이었다.

안전'환경 중 안전 분야에선 '여성', '폭염'과 같은 키워드의 출현이 많았다. 제주도 지역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면서 여성 안전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경 분야에선 '제주도', '비자림' 등의 단어가 나타났다. 이는 교통'건축'국토 분야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원은 '제주도 비자림로의 확장공사를 막아 환경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육아'교육 분야에선 '유치원', '어린이집', '폭행', '통학', '차량'에 대한 키워드가 등장했다. 최근 어린이 통학 차량 안에 4살 어린이가 7시간 동안 방치돼 사망했고, 어린이집'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 아동을 학대하는 일도 벌어져 공분을 샀다. 특히 '23개월 아기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동의 인원이 4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07년 울산에서 23개월 영아가 어린이집 원장 부부의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최근 다시 재조명된 것이다.

전채남 더아이엠씨 대표는 "일반 여론조사의 경우 조사기관에서 선정한 주제에 수동적으로 대답하는 한계가 있지만, 국민청원은 적극적으로 이슈에 참여하는 목소리를 나타내기 때문에 빅데이터 분석의 의미가 있다"며 "1주년을 맞은 국민청원은 의견표출이 힘든 사회적 약자들에게 표현의 장을 열어주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의 분출 도구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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