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섬유 수입상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대구로 몰려들었다…대구로 주문이 쇄도했다…대구 비산염색공단은 염색업계의 자존심…대한민국 염색의 1번지로 세계로 향하는 심장…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옷도 이곳에서 염색한 원단이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대구 섬유업계의 산증인'인 원로기업이자 '대구 촌놈'으로 한국 섬유업계에 족적을 남긴 이승주 ㈜국제텍 회장이 지난 4월 펴낸 회고록 '풍운백년'에는 대구 섬유에 대한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1972년 대구에 터를 잡았고, 전국 조직인 한국염색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으로 뽑혀서는 한낱 대구 촌놈으로 보던 연합회 풍조까지 확 바꿨던 그가 지켜본 대구는 한마디로 '섬유 메카'였다.
땀 흘려 일군 회사의 터전이자, 수출로 살길을 튼 곳인 '대구는 양적으로는 최고의 물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패션은 서울이 최고'여서 '대구 옷가게 주인이 서울 동대문시장에 가서 물건을 가져오고, 남대문시장에 가서 아동복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외쳤지만 현실은 그랬다. 아흔(1928년생)에 되돌아본 섬유 메카 대구의 겉과 속은 달랐기에 한숨이었을 만하다.
이런 즈음, 마침 아시아 9개국 150여 명 등 국내외 250여 명의 주문 양복 장인들이 30일~8월 4일까지 대구에서 아시아주문양복연맹총회를 연다. 지역 맞춤 양복인들이 섬유도시 명성은 물론, 대구에 국제선 비행기가 뜨는지조차 잘 모르는 양복인들에게 대구를 알리고 수도권(2천873개) 다음인 대구경북 맞춤양복업체(283곳)의 힘을 모아 패션산업의 도약도 꾀하고자 유치한 행사다.
양복명장 대구경북 1호인 김태식 한국맞춤양복협회장 말처럼 "대구는 일찍 섬유업이 발달했지만 나라 밖 양복인들은 잘 모른다"는 현실도 안타깝지만 '원단은 대구, 패션은 서울'인 이 회장의 한탄 짙은 대구 섬유산업의 오늘 모습이 더 안쓰럽다. 이번 총회로 대구 촌놈의 저력을 내어 세계 총회도 열어 노기업인 바람처럼 대구 섬유의 부흥, 나아가 패션 선도 도시 대구라는 앞날 그림의 완성까지 '일내길' 빌면 지나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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