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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 2년 전으로 기억된다. '비트코인'이란 이름의 암호화폐가 온 나라를 광풍 속으로 몰고 간 적이 있다. 기존화폐와 같은 실체 없이 단지 온라인상에서 존재하며 '누구는 떼돈을 벌었느니, 누구는 쪽박을 찼느니' 말도 탈도 많았었다. 이 때 비트코인과 함께 등장한 용어가 '블록체인'(Block Chain)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의 보상책이며 이를 활용한 일부 예일 뿐이다.
과거로 더 거슬러 가면 '월드 와이드 웹'이 나타나면서 이메일, 닷컴, 소셜미디어, 사물인터넷 등 잇단 인터넷 신기술의 등장은 정보의 바다란 슬로건 아래 디지털 혁명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불과 반세기도 채 지나지 않아 이 1차 기술혁명은 중앙 집중적 플랫폼을 구축한 소수의 선점자들에게만 권력과 풍요를 안겨줬으며 익명성이나 보안성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휴대용 보급판으로 새로 낸 이 책은 '정보의 바다' 인터넷 혁명에서 '가치의 바다' 블록체인으로의 2차 디지털 기술혁명이 미칠 사회 전반적 영향력과 비즈니스 방향을 제시한다
◆'중앙집약'에서 '분산형' 프로토콜로
2008년 전 세계 금융산업에 붕괴위기가 닥쳤다. 이즈음 나카모토 사토시(실존인물인지 불분명하며 다수의 사람이 쓰는 이름일 수도 있다)란 사람이 P2P(Peer to Peer)식 전자 결제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안, 세상에 내놨다. 분산계산방식에 따라 제3자의 검증없이 수십억개의 복제를 통해 교환되는 데이터의 진실성을 보강한 이 프로토콜이 곧 블록체인으로 익명성'보안성'분산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며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만물 원장'이 탄생한 것이다.
즉 블록체인 모델은 전 세계 퍼진 모든 개인용 컴퓨터에서 작동하며 해킹에 노출될 데이터베이스가 없다. 어떤 거래든 누가 어디서든 볼 수 있고 권력을 가질 감독기관도 필요없다. 강력한 이중 암호키 활용으로 통해 모든 거래가 검증되고 블록에 저장되며 원장의 변조가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의 보안 플랫폼은 미 국방성 일반 접근 시스템에 이어 세계 2위를 자랑한다.
보안성이 이처럼 탄탄하다보니 블록체인을 가장 탐내는 곳이 금융서비스 분야다.
우리나라에서는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했고 비자카드도 도입방안을 모색 중이다.
◆모든 것을 기록할 디지털 원장
서버의 해킹을 통한 개인 정보의 유출은 근본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구조인 블록체인은 출생증명서, 사망증명서, 혼인증명서, 등기부 등본, 졸업증서, 금융계좌, 의료 절차, 보험 청구, 투표, 식품 원산지 표시 등 모든 것을 코드화 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온라인상 복식부기의 발명이 자본주의와 국민국가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면 블록체인이란 복식부기는 또 다른 경제체제와 국가체제를 불러올 혁명적 기술인 셈이다.
블록체인 P2P네트워크에 업로드한 정부의 공식기록은 누구나 볼 수 있고 검증가능해 진다. 익명성과 투명성은 정치 후원금 모집에도 유용해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원천 기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저자는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이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기존 세상이 위계적이고 느리고 변화를 꺼리고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고 강력한 중개자에 의해 통제되는 반면, 블록체인이 등장한 새로운 질서는 더욱 평등하고 1인대 1인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더욱 개인적이고 안전하고 투명하며 혁신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만병통치약?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번영을 창조하지는 않는다. 번영을 창조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연착륙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첫째 장애물은 기술이다. 통신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곳은 무용지물이다. 지구촌 각 지역의 인터넷 환경도 커다란 격차가 존재한다.
두 번째는 문맹이다. 심지어 미국의 경우 16세 이상 성인의 18%가 초교 5학년 이하 수준이며 30%는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이러한 사람 가운데 43%는 가난하다.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아프리카 다수 지역에서는 문맹률이 50%에 육박하며 성별간 격차도 심각하다.
세 번째는 부패다. 블록체인은 강력한 기제에 해당하나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선과 악을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사람이 좋은 목적을 활용하느냐 나쁜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따라서 블록체인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정부의 국민에 대한 진실성, 모든 국민의 참정권, 전 투표의 동일한 힘의 가치는 물론 프라이버시와 기타 인권의 보호가 더 높은 수준으로 고양되어야 가능해진다.
◆내일의 디지털 시대, 어떻게 준비를
저자는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형 기술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창출하지만 가혹하게도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고 단언한다.
무릇 어떤 문명의 전환도 시간이 걸리고 갈등을 겪는다. 특히 오늘날 같이 빠른 문명의 전환시기에는 자칫 사회적 혼란도 초래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정부, 민간분야, 사회, 개인 들간 공통된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 실제 사토시가 제시한 블록체인 혁명의 암묵적 설계 원리는 인간의 삶을 잘 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 곁에 다가섰거나 다가설 신뢰 프로토콜인 블록체인 패러다임이 미래사회에 어떤 효력을 보일지 예단하기에 이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블록체인으로 인해 일어날 미래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진가가 드러난다.
▶지은이 돈 탭스콧과 알렉스 탭스콧
◇돈 탭스콧=하버드대학 버크만 클레인 센터 수석 고문으로 활동하며 탭스콧 그룹의 CEO이다. '위키노믹스' '패러다임 시프트' '디지털 이코노미' 등 명저를 썼고 마샬 맥루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분야 권위자.
◇알렉스 탭스콧=블록체인 회사 설립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는 '노스웨스트 패시지 벤처' 창업자. 뉴욕과 토론토 투자은행에서 7년간 근무했으며 토론토 대학 조셉 로트만 경영학교 글로벌 솔루션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쓰일 디지털 화폐에 관한 보고서를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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