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文정부 탈원전 정책에 맹공

김병준 "정치 지도자가 특정 이념에 매몰되면 사회 불안해진다"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참석한 한 토론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주일 넘게 폭염이 지속되면서 23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넘는 등 전력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자력발전소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23일 김병준 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원전 1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정부가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집착을 하면 정확한 자료를 계측해서 쓰는 게 아니라 왜곡이 일어난다"며 "정치 지도자가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 때문에 의사결정과정의 왜곡이 생기면 국가 경제와 사회 전체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추산해 탈원전 정책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정부가 안일한 에너지 수요·공급 전망을 기반으로 탈원전 정책 추진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으로 우리 정치의 언어를 바꾸는 것"이라는 취임사처럼 정부 정책에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앞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탈원전에 대한 원내지도부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름철 전력 수요가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저소득층의 에너지 소외와 에너지 격차만 커지고 있다. 탈원전이 올바른 방향인지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국당은 전력수급과 탈원전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탈원전 정책 불안감을 불식하고 정당성을 부여키 위해 (전력수요 예측치를) 낮게 잡은 것"이라며 "(원전 추가 가동으로) 공급능력을 늘려 전력예비율을 상향시키는 것은 탈원전을 내세운 정부가 원전에 기대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한국당 탈원전대응특위가 주최했고 위원장인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이 주관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및 향후방향'을 주제로 발제했으며, 조성진 경성대 에너지학과 교수, 정종영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과장, 김병기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