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구나 철판 들어가 고장 나기도…환경미화원 “매일 두세시간 대기는 기본” 분통

19일 오전 8시 30분 대구 서구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장(이하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 처리장 입구 앞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반입하려는 수거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2시간 가량 흘렀지만 대기 차량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남구청 환경미화원 신모 씨는 "오전 8시 30분에 도착해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아직 처리장 입구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 일부 수거차량들은 아예 차머리를 돌려 민간처리장으로 향하기도 했다. 북구청 소속 한 환경미화원은 "도저히 시간 내로 쓰레기를 반입할 수 없어 민간처리장으로 간다"면서 "민간처리장은 요금도 비싸고 오가는 시간도 걸려 여러모로 낭비"라고 푸념했다.
잦은 고장과 처리용량 부족으로 말썽을 빚은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본지 3월 22일 자 10면 보도)이 개선공사를 마치고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시공사가 150억원을 들여 소화조를 증설하고 불순물선별기와 탈수기 등 전처리 설비를 보강했지만 처리 지연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1~6월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의 하루 평균 처리양은 152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43t, 2016년 162t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80t 규모의 소화조를 증설한 6월의 하루 처리량은 181t으로 개선 이전인 5월에 기록한 153t보다 30t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목표치인 300t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의 음식물반입저장조(음식물쓰레기를 붓는 큰 항아리) 3개 중 1개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지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공사측은 기계설비의 구조가 복잡한 점을 원인으로 들었다.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은 음식물쓰레기를 소화조에 30일 정도 보관하면서 미생물로 분해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생물성 처리방식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려면 굉장히 잘게 음식물을 잘라야 해서 기계가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무분별한 이물질도 잦은 고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운동기구인 바벨이나 철판 등이 들어가 고장이 일어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설비 자체에는 이상이 없고 단계적으로 처리량을 늘리는 상황"이라며 "8월부터는 원래 목표치인 300t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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