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경북 일부 댐은 '녹조 비상'

입력 2018-07-18 17:10:55

지난 13일 녹조 현상이 나타난 영주댐은 16일부터 물이 시커먼 색으로 변하는 흑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내성천 보존회 제공
지난 13일 녹조 현상이 나타난 영주댐은 16일부터 물이 시커먼 색으로 변하는 흑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내성천 보존회 제공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북 내륙 일부 댐에서 녹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영주 내성천 보존회는 "지난 13일부터 영주댐에서 녹조 현상이 나타났고, 16일부터는 흑조 현상(일명 똥물 현상)으로 변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영주댐 10㎞ 상류 지점에 설치된 모래 차단 보조댐 유사 조절지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사 조절지 역시 수문을 완전히 개방, 자연 흐름으로 녹조 방지에 나서야 된다. 현재 유사 조절지가 물 흐름 정체를 피할 수 없어 녹조 현상 시발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존회는 "낙동강 수질개선 목적으로 건설한 영주댐은 유역에 대규모 농경지가 있어 비점 오염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문을 완전히 열어도 상시 녹조 현상을 막을 수 없다"며 "영주댐을 철거해야 수질악화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착공해 2016년 준공한 영주댐은 해마다 심각한 녹조 현상으로 물을 채우지 않고 있다. 상류 10㎞에 있는 보조댐은 배 두 대를 이용, 녹조를 걷어내고 있고, 산소 공급 폭기 장치 50여 대를 가동 중이다.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댐도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현산댐 전역이 초록색으로 뒤덮여 멀리서 보면 산과 호수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이다.

보현산댐 녹조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343㎜의 비가 내린 뒤 9일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많은 비로 떠내려 온 부유물에 폭염이 겹치면서 녹조가 심화됐다.

17일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댐 아치형 제방 주변 수면이 온통 녹조로 초록색을 나타내 인근 숲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민병곤 기자
17일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댐 아치형 제방 주변 수면이 온통 녹조로 초록색을 나타내 인근 숲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민병곤 기자

신영호 한국수자원공사 영천권지사장은 "보현산댐 상류 지역에 축사와 과수원이 있다. 장마 때 퇴비와 생활쓰레기가 떠내려 올 수 있다"고 했다.

보현산댐 이주단지인 은하수마을의 한 주민은 "댐이 며칠 전에는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듯 짙은 녹색을 보였다"며 "현재는 산에서 새 물이 들어와 녹조가 점점 옅어져 가고 있다"고 했다.

보현산댐 저수율은 지난 5월 18%에서 현재 52%(저수량 1천100만t)를 기록하고 있다.

보현산댐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3천241억원을 투입해 2016년 완공됐다. 총 저수량은 2천200만t으로 영천과 경산에 생활·공업용수, 하천유지수, 농업용수 등을 공급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천권지사는 18일부터 녹조 제거선을 투입하고, 대구지방환경청의 허가를 받아 녹조 응집제(폴리염화알루미늄)를 살포할 계획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