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이 인적 쇄신 명분으로 지주 및 자회사 임원 인사를 예상보다 큰 폭으로 단행하면서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를 찾기 어려운 등 인재풀 빈약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DGB금융은 이번 임원 인사를 구체제와 단절을 통한 신뢰 회복에 맞추는 등 '쇄신'에 방점을 찍었으나 지나치게 금융당국의 눈치 보기에 급급, 사소한 흠결이나 의혹만 있는 인사까지 '퇴출' 시키는 바람에 인적 자산 감소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의 사퇴로 그룹의 90% 비중을 차지하는 대구은행은 수장 공백사태가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마땅한 후보가 없어 상당기간 대행체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DGB금융은 13일 DGB생명 등 비은행 자회사 6곳의 사장 등 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지난 4일 지주 및 대구은행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의 부임 첫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교체 폭이 커 지주 및 은행에서 11명의 임원이 퇴진했고 비은행 자회사에서도 7명이 퇴임했다. 전체 30명의 임원 중 절반 이상이 30년 이상 재직했던 직장을 떠난 셈이다.
대구상고(현 상원고)와 영남대를 나온 이른바 '박인규 라인'이 대거 정리됐다는 점이 눈에 띄는 가운데 불거진 일련의 사건과 관련, 사소한 의혹 및 흠결자들도 이번 인사로 상당수 퇴출됐다.
그러나 퇴진 임원 중 문제가 된 당사자는 비자금 조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임원 2명뿐이다. 퇴임한 자회사 사장 3명의 경우 수성구청 펀드 사건 관련자라는 데 무게가 실리나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다.
이처럼 쇄신 명목으로 상당수의 임원이 퇴진하면서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군은 빈약할 대로 빈약해졌다.
지난 4월 은행장 공모 자격을 기준으로 새롭게 공모를 했을 때 현직 임원 중 응시 자격을 갖춘 후보는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포함해 은행에서 3명, 자회사에서 1명 등 모두 4명에 그친다.
당시 2015년 이후 퇴진 임원에게도 은행장 공모에 참여할 자격을 줬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로 퇴진 임원들도 응시 자격은 갖췄으나 조직 쇄신 명목으로 퇴임했다는 꼬리표가 붙게 이들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로 인적 자산이 약해졌고, 밖으로는 비자금 조성 의혹과 직원 채용 비리, 수성구청 펀드 사건 등의 문제로 발목이 잡힌 후보군들이 많아 적격자 부재로 은행장 공백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은행 안팎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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