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을 살리고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대구 곳곳에 만든 특화거리가 돈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대구시와 구·군이 2010년부터 900억원이나 쏟아부어 조성했거나 조성 중인 특화거리 47곳 중 성공한 경우는 중구 방천시장 인근 김광석길 등 몇 곳에 불과하다. 상당수 특화거리는 혈세 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화거리 실패는 애초부터 예견됐다.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와 철저한 수요 분석 없이 지자체마다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조성했거나 조성 중인 특화거리가 50곳에 육박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 어느 곳에 어떤 특화거리가 있는지조차 시민들은 모를 지경이다. 월급 주기조차 빠듯하다고, 도로 놓을 돈조차 없다고 아우성을 치는 지자체들이 무슨 돈으로 특화거리를 만들었는지 따져볼 일이다.
대구시와 구·군은 사업이 끝난 특화거리가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그 역할을 못한다면 원인을 찾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조성 중인 특화거리에 대해선 수요 분석 등을 거쳐 사업 중단까지 검토하는 게 맞다. 만들고 있는 특화거리가 15곳, 앞으로 투입할 예산이 297억원에 이르는 만큼 더는 세금 낭비가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 돈을 허투루 낭비하는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본인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라고 하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특화거리 실패는 행정이 지향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은 곱씹어야 한다. 행정기관에서 주도한 탓에 특화거리가 망한 것이 아니라 체계적 시스템이 없는 것이 더 큰 실패 요인이었다. 관에서 특화거리 인프라 조성을 맡고, 민간 전문가가 콘텐츠 기획과 개발 등 소프트웨어를 맡았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았다. 특화거리 실패에서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들이 하나라도 깨닫고 배워 세금 낭비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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