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워킹그룹·동창리 실험장 폐쇄 가닥에도 美상응조치 미흡에 北 불만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떠난 직후 발표한 외무성 담화를 통해 “회담 결과는 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 측이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부합되게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기대와 희망은 어리석다고 말할 정도로 순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은 북미 간 신뢰 조성을 강조하면서 “단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정세 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 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6일부터 약 9시간에 걸쳐 회담했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떠나기에 앞서 풀 기자단에게 비핵화 시간표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의 신고 문제를 논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논의의 모든 요소에서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일단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북미 양측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을 협의할 후속 회담을 하기로 했다. 또 12일께 판문점에서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분석해보면 미국이 관심을 가진 비핵화와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세부적인 논의로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성 있는 로드맵을 만들고 합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비핵화 시간표를 짜면서 상응하는 미국의 관계개선 및 안전보장 시간표도 함께 요구했는데도 미국이 적절한 답을 하지 않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접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쪽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제시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김 위원장이 면담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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