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조정으로 여가 확대...반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과 인력난 호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맞아 대구 해당 기업과 근로자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근로형태를 변경하고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등 바뀐 제도에 차분히 적응하는 반면 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 저하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근로자들 역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여가 증가와 급여 감소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300인 이상의 대구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근무시간과 형태를 조정했다. 달서구의 자동화기기 생산업체 A사(직원 320명 규모)는 기존 2조 2교대를 3조 2교대로 바꿨다. 잔업과 주말 근무를 없애고 휴일에만 일하는 직원을 따로 뽑아 근로시간을 주 48시간에 맞췄다.
탄력근무제도 도입했다. 희망자에 한해 오전 9시로 돼 있는 출근시간을 앞뒤로 한 시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1일 8시간을 넘겨 일한 근로자는 그만큼 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A사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 취지에 맞게 현장 근로자를 추가로 뽑았고 사무직들에게는 새로운 제도를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52시간 근무제를 '일과 삶의 조화'를 뜻하는 '워라밸'을 현실화할 기회로 삼고 있다. 출근 시간을 늦추거나 정시에 퇴근함으로써 삶의 여유가 생겼다는 반응이다.
유통업계는 출근시간을 늦추는 등 근로시간을 줄였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2일부터 오전 10시였던 출근시간을 30분 늦췄다. 매장 영업 시작 시간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변경했다. 퇴근시간인 오후 6시 30분부터 영업 마감시간인 오후 8시(주말은 9시)까지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도록 했다.
이에 반해 중소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부 업체들은 생산량 감소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달서구의 자동차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일감이 몰리는 특정 시기에는 52시간 근로를 지키기 어렵다. 그렇다고 인원을 늘리자니 인건비가 걱정되고 아무 대안 없이 근로시간을 줄이면 수주 물량을 제때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송업계도 고민이 크다. 시외버스의 경우 장거리 운행으로 인해 하루 왕복운행 시간이 많게는 12~14시간이나 된다. 추가로 운전기사를 채용하더라도 교대근무가 어려운 특성 탓에 52시간 법 준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시내버스는 당장 적용되는 사업장은 없지만, 2020년 대상이 확대되면 운전기사가 현재 3천700여 명에서 추가로 140~150명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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