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로봇·AI 공장 다시 본토 이전
트럼프의 기술보호전쟁 선포
국가경제 4차 혁명 진검 승부
젊은 과학기술자에게 희망을
매년 여름철이면 스톡홀름의 스웨덴 한림원은 큰 열기에 휩싸인다. 엄선된 노벨상 후보 중에서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평화상만은 당시 스웨덴의 연방국이었던 노르웨이가 맡고 있다.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세계적 불안을 확산하던 북한의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에 성공하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추천 시한인 1월 말을 넘겼으니 연말까지는 뚜렷한 성과를 내어 내년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까지 있어 일석이조를 노릴 만하다.
그러나 세상의 관측과 달리 트럼프는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하고 난민들에게 문을 닫으니 노벨평화상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사업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는 북핵 해결 후 천문학적 보상은 한국에 떠넘기고 미군 주둔 비용까지 줄이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과학기술 전쟁 시대가 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20여 년 전 클린턴 대통령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일갈로 패권을 잡고 세계화를 주창하며, 당시 미국 내 사양화되던 제조산업을 인건비가 낮은 중국으로 옮겨 경쟁력을 강화했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무인화된 공장들을 미국으로 다시 옮겨 최강의 과학기술로 생산한 다양한 제조품들을 전 세계로 수출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선포한 기술보호전쟁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며, 첨단 기술에 대한 보호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다시 공장을 옮겨가면 원료 생산지에 공장을 세워 수출하던 때에 비해 물동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슈퍼컴퓨터와 로봇이 움직이는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도 첨단 환경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에너지 수요는 더 늘어나고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층 더 커질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이 답이라던 '에너지 전환' 정책도 최근 독일 정부가 스스로 실패했다고 인정하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멈추지 않는 에너지 소비의 증가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는 국가경제를 위해 과학기술 개발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알프레드 노벨이 전 재산을 기탁하며 인류의 새 지평을 여는 선각자를 포상하는 깊은 뜻이 120년이 지나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900명이 넘는 노벨 수상자가 나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수상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오늘의 위기를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그간 우리나라의 눈부신 발전은 40년 전 과학기술 최우선 정책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전자, 자동차, 조선, 원자력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산업을 일으키긴 했으나, 우리 사회는 공론화라는 미명하에 국민 정서에 따라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포퓰리즘 때문에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에도 임시방편만 동원하고 근본적 대책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은 지적 호기심을 접고 공무원, 연예인, 스포츠인을 부러워하고 비트코인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능한 인재들은 우리 사회에서 냉대받고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들이 일어나서 힘찬 미래의 청사진을 만들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에 몸을 던지는 사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선진국 진입은커녕, 구한말의 비참한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황 일 순(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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