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클리닉] 발목 염좌, 가볍게 넘겨선 안돼

입력 2018-05-02 00:05:00

따뜻한 봄이 왔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제법 따뜻해진 바람을 맞으며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움직인다. 오랜만에 만끽하는 즐겁고 상쾌한 기분에 이끌려 우둔해진 몸을 생각지 않고 조금 무리를 한다. 그러다 이전에 자주 접질리던 발목을 다시 접질린다. 그리고는 잠깐 멈칫하다가 운동을 계속한다. "어라? 또 발목을 삐었네?" 하면서 말이다.

이처럼 요즘 운동 중 발목을 접질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날씨 때문이 아니라도 대부분 사람이 발목을 한 번씩은 접질려 보았을 것이다. 보통 이럴 경우 사람들은 발목을 삐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발목을 삐었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삐었다는 것은 의학용어가 아니다. 의학용어로 염좌라고 하는 표현을 쓰는데 정도는 다르지만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졌다는 말이 되겠다. 정도가 심한 경우는 바로 인대파열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인대가 늘어났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인대라는 것은 피부, 근육, 힘줄과 같은 연부조직의 일종이지만 관절의 안정성에 기여하는지라 탄력이 부족하다. 근육을 고무줄이라고 한다면 인대는 면으로 된 옷감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어찌 되었건 이렇게 탄성이 부족한 인대가 늘어나려면 부분적인 파열이 있어야 한다.

종합해보자면 발목이 삐었다는 것은 발목의 인대가 파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깜짝 놀라는 환자분이 많다. 맞다.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니다. 파열된 인대가 제대로 아물지 않는 경우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반복해서 발목을 접질리게 되며, 심할 경우 연골이 손상되거나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한 번 발목을 접질리면 계속 접질리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간단한 정도의 염좌는 그냥 아물기도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염좌는 급성기 동안 부목으로 발목을 고정할 필요가 있다. 급성기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손상된 인대는 늘어난 채로 아물어 붙게 돼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대뿐 아니라 연골까지 손상되고 골절까지 발생,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간단하게 생각했던 질환이지만 실상 알고 보면 위험할 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되돌리기 힘들다. 따라서 발목을 접질린 후에 통증을 동반한 부종 혹은 멍이 발생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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