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대골목 자전거 추천 코스

입력 2018-04-10 00:05:00

계산오거리~대구향교~김광석길, 왕복 40분 스피드 라이딩 코스도

최근 대구 근대골목 명소를 따라 자전거 산책을 하며 낭만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수성구 시지에 사는 김지령, 이제림 씨가 자전거 산책을 하면서 옛 구암서원에 들러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채근 선임기자 mincho@msnet.co.kr
최근 대구 근대골목 명소를 따라 자전거 산책을 하며 낭만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수성구 시지에 사는 김지령, 이제림 씨가 자전거 산책을 하면서 옛 구암서원에 들러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채근 선임기자 mincho@msnet.co.kr

대구 근대골목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숨쉬는 대구 대표 관광지다. 중구청이 2008년 첫 조성한 근대골목은 2012년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후 3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자전거를 타고 근대골목을 둘러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혼자 아니면 연인과 함께 근대골목 지도를 들고 가보고 싶은 곳을 자전거로 산책하듯 여행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걷기도 하고 또 명소에 들러 구경도 하는 일석삼조의 즐거움이 있다. 계산성당 앞에서 자전거 대여와 커피를 파는 카페 '푸른담쟁이' 이강욱 씨가 추천한 근대골목 코스로 자전거 산책을 떠나보자.

◆소담한 황토벽돌 담길 옛 구암서원

자전거는 가져와도 좋고 라이클 앱이나 카페 푸른담쟁이에서 빌려도 좋다. 그런 다음 카페 옆 관광안내소에 들러 근대골목투어 관광 정보 지도를 얻는다. 근대골목 자전거 산책 코스는 카페 푸른담쟁이~옛 구암서원~인교동 오토바이골목~달성공원~삼성상회터~북성로공구골목~우현서루터~북성로 공구박물관~대구근대역사관~무영당~고려양조장~계산성당 코스다. 총 3㎞ 정도로 2시간 걸린다.

먼저 카페 뒤편 진주집 골목길로 페달을 밟는다. 소담한 좁은 골목길을 따라 30m 들어가면 보기드문 황토벽돌담이 있다. 적벽돌은 군데군데 흙이 벗겨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전선을 지탱해주는 나무전봇대도 신기하다. 골목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잡지 화보가 따로 없다. 전봇대 안쪽에 기와지붕의 옛 구암서원이 있다. 달성서씨 문중서원이다. 문 밖에 자전거를 세우고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넓은 잔디마당이다. 한옥 방 6개는 고택 숙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교동 오토바이골목~달성공원

옛 구암서원에서 나와 인교동 오토바이골목으로 향한다. 도로 양 옆에 줄서 있는 무궁화나무가 반겨준다. 섬유회관 근처 횡단보도를 건너면 오토바이골목이 시작된다. 서문지구대에서 달성공원 네거리까지 200m는 넘게 이어져 있다. 오토바이 점포는 60곳 정도. 일반 스쿠터에서 레저용, 전기오토바이 등 국내외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있다. 오토바이골목은 본래 하천이었지만 1953년 복개되면서 상점이 들어섰다. 페달을 천천히 밟으며 각종 오토바이를 보는 즐거움은 정말 짜릿하다.

달성공원 네거리를 건너면 순종 황제 어가길이 시작된다. 100 여m 이어지는 어가길에는 순종 동상도 우뚝 서있다. 바로 앞에는 달성공원 입구다. 자전거를 세워 두고 달성공원을 한바퀴 걷는 것도 괜찮다. 토성 둘레는 약 1㎞.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호젓한 숲속 흙길을 타박타박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원에는 환엽해당, 향나무, 회화나무와 코끼리, 호랑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삼성상회터~우현서루터~공구박물관

달성공원 네거리로 되돌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왼쪽에 삼성상회터가 있다.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이곳에 자전거를 멈추고 기념관을 살펴본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느껴진다. 인근 성내3동주민센터 뒤에는 이병철 고택이 자리해 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공구골목을 따라 대구역 방향으로 신나게 달린다. 골목길 양편에는 기계공구, 전기공구 등 진기한 공구들이 빽빽이 있다. 50m쯤 달리면 수창초교 앞에 국채보상운동 발원지인 광문사가 있다. 일본에 진 나라빚 1천300만원을 갚기 위해 국채보상운동을 일으킨 서상돈 선생 등 사진이 벽을 따라 걸려있다.

다시 나와 100m쯤 달리면 일제강점기 때 민족 교육기관인 우현서루터를 만난다. 지금은 하얀 건물의 금융기관이 들어서 있다. 건물 벽에 옛 우현서루 그림이 이채롭다. 이어 공구골목 마지막 지점에 공구박물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나무자루 드라이브, 공구류 5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대구근대역사관~무영당~고려양조장

공구박물관에서 자전거를 밟아 중부경찰서로 내려오면 르네상스 양식의 대구근대역사관이 나타난다. 자전거를 세워놓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간다. 대한제국부터 현재까지 대구의 역사를 시대별로 만나볼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바로옆 경상감영공원을 쉬엄쉬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다시 자전거를 끌고 중부경찰서 앞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본 뒤 페달을 밟아 곽병원 쪽으로 향한다. 대구 최초 백화점인 무영당이 있다. 5층짜리 흰색 타일 건물로 1937년 건립됐다. 자전거를 타고 국채보상로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약령서문이다. 자전거를 끌고 왼쪽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1930년대 운영되었던 고려양조장 건물이 있다. 양조장 외벽은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벽화를 그린 듯하다. 지금은 사진관, 갤러리, 북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계산성당까지 내려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출발지인 카페 푸른담쟁이에 도착한다.

◆스피드 있는 라이딩 즐기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고 약령시나 진골목 쪽 근대골목을 구경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클래식 자전거로 좀더 스피드 있는 라이딩을 즐길 수 없을까. 계산오거리에서 대구향교나 김광석거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인쇄골목, 남문시장네거리, 대구향교로 이어지는 도로는 한적해 라이딩하기 좋다. 왕복 40분 정도. 길가에 인쇄전시관, 중고서점인 코스모스북을 덤으로 구경 가능하다.

내친김에 대구향교를 지나 봉산오거리를 거쳐 김광석거리까지 달릴 수 있다. 시간은 편도 20분 더 걸린다. 로드용 자전거를 타는 전문 마니아에게 맞는 코스도 있다. 계산오거리에서 남문시장, 김광석거리를 거쳐 수성못까지 왕복할 수 있다. 편도 1시간 걸린다.

계산오거리에서 김광석거리, 신천, 금호강 자전거길을 따라 강창고령보까지 달리면 편도 1시간 30분 걸린다. 또 신천과 앞산순환로를 따라 앞산카페거리, 앞산네거리, 삼각지로타리, 신남네거리를 거치는 순환코스는 3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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