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경찰 수사로 시작된 경영 위기가 최근 박인규 행장의 사임, 대행 체제로 이어지며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 사이 대구은행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비자금 비리 수사로부터 채용 비리로 옮겨붙었고, 급기야 수성구청 펀드 손실 보전 문제까지 불거졌다. 또 어떤 형태의 비리가 지역 대표 기관인 DGB의 발목을 붙들지 걱정스럽다. 하루빨리 대구은행이 리더십을 회복해 은행 정상화에 매진할 이유다.
그럼에도 DGB금융지주는 한가해 보인다. 회장과 행장 분리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비리가 제왕적 의사 구조 결정 아래 빚어진 만큼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장은 지주회장엔 힘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행장은 내부 발탁해야 한다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내부 힘으로 수습이 곤란하니 외부 인사의 힘에 기대자는 의견이다. 51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은행이 일이 다급해지자 인재가 없다며 스스로 낙하산을 요청하는 모양새다. 이리 되면 두고두고 대구은행에 오점으로 남을 일이다.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다고 대구은행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DGB금융지주는 다른 지방 금융지주와 사정이 다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거느리고 있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도 손색이 없다. 전라도의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시장을 균점하고 있다. 하지만 DGB금융지주의 경우 대구은행이 유일하다. 대구은행의 자산 규모가 90%를 웃돈다. 형식상 분리는 돼 있지만 사실상 한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충돌하면 경영 마비 우려만 키운다.
회장과 행장 분리 논란은 하루빨리 종식해야 한다. 외부 낙하산에 대한 미련도 접는 것이 옳다. 자신의 힘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모든 논란을 접고 후임 CEO 선임 절차를 밟아도 DGB금융지주의 새 회장 및 행장 선출엔 한 달 남짓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불필요한 논의로 결정이 지연되면 얼마나 더 늦어질지 모른다. 대구은행의 경영 공백 해소는 하루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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