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44) 씨는 지난해 적금 만기로 받은 5천만원의 수익처를 찾다 6개월짜리 시중은행 예금에 가입했다. 지난 연말쯤 그가 예금 만기로 받은 이자수익은 세후 30만원 남짓. 최 씨는 "이자랄 것도 없고, 은행은 그나마 안전하게 돈 맡겨두는 곳으로 위안 삼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은행에 예금을 맡긴 가계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6년 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1.56%였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정기 예·적금 금리로 실질금리를 구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 명목금리 중 하나다.
작년 은행들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2.2%) 이후 최고인 1.9%였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0.34%다.
가중평균 금리 자료가 작성된 1996년 이래 이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적은 2011년(-0.31%)과 작년 딱 두 번뿐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경제 주체들은 예금 외에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총 예금(정기 예·적금, 수시입출식 요구불예금 등)은 1천305조5천5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늘었다. 총 예금 증가율은 2013년(2.0%) 이후 최저였다. 특히 가계의 총 예금(600조1천115억원)은 3.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가계가 손해를 보고 은행에 돈을 맡기는 상황"이라며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은 당장 투자 대상이 마땅하지 않아 잠깐 부동자금 성격으로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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