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자판기 올스톱 위기…유통공사 수사 받으며 수매 못 해

입력 2017-10-24 00:05:05

비축한 자판기용 물량 모두 소진…만생 품종 수매 끝나야 공급 재개

경찰 수사로 사과 수매 등을 하지 못한 청송사과유통공사(이하 유통공사)가 최근 청송사과자판기에 공급할 사과물량마저 바닥이 나 전국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 운영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유통공사는 최근 전국 각지의 청송사과자판기 운영자들에게 "회사 사정으로 당분간 사과를 발송하지 못한다"며 "11월 중순쯤 '후지' 품목 작업이 이뤄지는 대로 업무를 재개한다"고 문자를 통보했다.

유통공사는 그동안 대표의 횡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오면서 사과 구매 등 지출에 대한 모든 업무가 중지됐다. 그 때문에 그동안 비축한 사과를 일반 판매는 하지 않고 자판기용 사과로만 작업해 공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이마저 모든 물량이 소진돼 불가피하게 '자판기용 사과 공급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청송군은 이달 중순부터 청송사과 최대 수량의 품종인 '후지' 수확이 들어가면서 유통공사의 정상화를 위해 긴급 이사회를 열고 군 사무관을 대표이사 직무대리로 파견(16일 자 8면 보도)했다. 본격적인 사과 수매 등을 재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판기용 사과는 사과 수매 시점보다는 더 늦어질 전망이다. 자판기용 사과는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일정해야 하며 모두 씻은 뒤 낱개 포장작업을 해야 한다. 유통공사의 인력으로는 후지 품종 수매가 거의 끝나는 다음 달 중순쯤에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큰 문제는 청송사과자판기 운영 차질이 청송사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한창 단풍이 시작된 주왕산국립공원에 설치된 자판기 두 대는 등산객들의 간식 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자판기 한 대당 하루에 200~300명 정도 이용하는데 이마저도 곧 운영을 중단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고속도로와 주요 관공서, 기업체 등에 설치된 50여 개의 자판기도 며칠 안에 사과판매가 중지될 처지다.

청송사과유통공사 관계자는 "자판기 운영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연락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사과 공급을 재개할 것이며 사과주스로 대체해 자판기 운영을 지속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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