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업이 시행자일 때 '수용재결' 늘어

입력 2017-10-23 00:05:03

민간기업은 소송 줄이려 높은 보상…대구 도남지구 수용재결률도 60%

공익사업의 보상 절차는 사업 준비, 사업 인가, 물건 조사, 조서 작성, 감정 평가, 보상 협의 순이다. 보상 협의가 불발되면 수용재결에 들어간다. 수용재결 신청은 1차 대구지방토지수용위원회, 2차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할 수 있다. 재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가능하다.

수용재결 및 행정소송은 공익사업에 따라 주민의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이 침해당했을 때 그 권리 구제를 위한 수단이다. 권리 구제 신청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권리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주민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7년 봉무지방산업단지 조성 공사(면적 117만6천727㎡)에서 토지'지장물 1천253건 중 61건에서 수용재결이 발생했다. 전체 보상 대상 중 4.8% 비율이다.

하지만 올해 안심뉴타운 도시개발사업(면적 36만2천267㎡)에선 토지'지장물 726건 중 290건, 즉 약 40%가 보상 협의가 무산돼 수용재결이 발생했다. 10년 새 수용재결 비율이 10배 가까이 뛴 것이다.

특히 사업시행자가 민간이 아닌 공기업 등의 공공부문일 때 수용재결이 더 많아진다. 민간기업은 토지 소유자와의 충돌로 인한 소송비용 등을 줄이고자 상대적으로 더 높은 보상액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LH의 영천 문외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면적 2만7천290㎡)에선 토지'지장물 1천807건 중 1천620건, 즉 약 90%에서 수용재결이 발생했다. 공공주택지구사업인 대구 연경지구, 도남지구의 수용재결률(영업권 제외)도 각각 30%, 60%에 달했다.

이렇듯 원만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과 사업시행자 간 갈등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과 2009년 용산 사태는 모두 보상 불만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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