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낙동강 수돗물 발암물질 미량 검출

입력 2017-10-20 00:05:04

매곡·문산정수장서 나와…농도, 전국 평균 웃돌아…내년부터 감시항목에 포함

낙동강을 원수(原水)로 하는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미규제 유해물질 농도가 전국 정수장 가운데 상위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당국은 미량이어서 인체 위해성이 낮다는 입장이지만 전국 정수장 평균을 웃도는 유해물질 농도가 나타남에 따라 원수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정수장 7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돗물 중 미규제 미량 유해물질 관리방안 연구'(2016년)에 따르면 2015~2016년 대구 매곡'문산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소아민'이 검출됐다. 나이트로소아민 중 'NDMA'(N-나이트로소디메틸아민)는 매곡과 문산의 최고 농도가 0.004㎍/L로 전국 정수장 상위 95분위(0.0037㎍/L)보다도 높았다. 'NDEA'(N-나이트로소디에틸아민) 농도 역시 0.001㎍/L(2016년 3월 측정)로 전국 평균(0.0004㎍/L)을 상회했다.

특히 2016년 1월 측정에서 NDMA가 검출된 정수장은 매곡과 문산정수장을 포함해 9곳(13%)뿐이었다. 또 NDEA는 2016년 3월에 전국의 8곳(11%)에서만 검출됐는데 매곡과 문산정수장이 포함됐다. 검출비율이 낮은 두 물질이 대구의 낙동강 수돗물에서 나온 것이다.

무기금속 농도도 높은 편에 속했다. 물질별로 최고 농도를 보면 '몰리브덴'이 3.69㎍/L(문산)로 전국 95분위(2.17㎍/L)를 웃돌았다. 바륨, 니켈도 각각 46.90㎍/L(문산)과 1.83㎍/L(매곡)로 95분위를 초과했다. 이들 물질은 같은 기간 조사된 가창정수장의 최고 농도보다 5배에서 13배까지 높았다.

의약물질과 과불화화합물 또한 다른 시'도 정수장보다 높게 검출됐다. 항생제 성분인 '술파메타진'은 최고 0.003㎍/L(매곡)으로 95분위(0.002㎍/L)을 넘었다. 진통'소염제인 '아세틸살리칠산', 엑스레이 조영제인 '이오프로마이드' 최고 수치는 각각 전국 평균의 3배와 5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오염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낙동강 수돗물에서 높게 나온 물질들은 대부분 공장 등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들 물질은 미량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물질별로 발생원을 추적하는 등 엄격하게 원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NDMA와 NDEA를 수질 감시항목에 추가하기로 했다. 과불화화합물 등 잠재적 위험성이 있고 검출 빈도가 높은 나머지 물질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무기금속과 의약물질 등은 수돗물 속 유해물질 농도가 극히 미량이어서 위해성이 높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낙동강 정수에서 높게 나오는 유해물질의 오염원은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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