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가미' '두드리소' '타슈' '그랬슈' 그리고 '빅이슈' '빅매치' '킬러 콘텐츠' '푸어트럭'….
앞은 '오늘 571돌 한글날'이라는 제목 아래 9일 본지 3면 전체를 한글날 관련 기사로 가득 채울 때 '친숙한 사투리 재발견'이라며 소개한 대구경북과 충청도의 정겨운 사투리이다. 뒤는 하루가 지난 10일 본지 여기저기에서 쉽게 발견된 숱한 남의 말 가운데 비교적 눈에 잘 띄게 쓰인 말의 일부를 끄집어낸 사례이다. 꼼꼼히 살피면 이런 한글 푸대접이나 홀대 사례는 지면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본지는 9일 관련 글을 다른 면에서도 실었다. 외부 필자의 기고인 단국대 김동길 석좌교수의 '한글 덕분에'와 대구 능인고 민송기 교사의 '생산적인 한글날을 위하여'라는 글이다. 아울러 사설에서도 '오늘은 571돌 한글날, 가꾸고 아낄수록 빛나는 한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내보냈다. 본지 사설은 10일에도 한글에 대한 글을 한 꼭지 더 보탰다. '한글날의 뜻을 새기고 기리는 일'을 그 나름 했다고 스스로 위안 삼을 수도 있는 그런 지면 구성이었다.
그러나 어제 신문 지면을 비롯해 지금까지(앞으로는 달라지겠지만) 독자 손에 전달된 신문을 살펴보면 과연 그런 일을 제대로 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아마도 분명 그러하지 못했을 듯하다. 필자 역시 지난 글을 살폈더니 한글 홀대가 있었다. 굳이 남의 나라 말을 자주 썼다. 그렇다고 남의 말을 써야만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우리말보다 남의 말을 애써 쓴 것은 괜히 아는 체 하려고 그리했거나 그냥 무심코 쓴 것 같았다.
그래서 그제 민송기 교사의 글이 더욱 따갑다. '한글날에 나오는 기사 중 상당수는 말한다고 해서 바뀔 리가 없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들이다…청소년들의 은어 사용을 개탄하는 기사를 쓴 기자들도 뒤돌아서면 "팩트 있어? 야마(핵심)가 뭐야?" 하고 자기들끼리의 은어를 사용한다…한글날에 좀 더 의미 있고 생산적인 논의를 하려면…지금과 같은 기사들 대신 한글날을 어떻게 축제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과연 새겨들을 만하다.
정부 부처와 전국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국어책임관'을 두고 우리말 사용에 대한 관심을 쏟듯이 언론도 이제 '한글지기'라도 두면 좋을 듯하다. 숱한 전'현직 전문 국어학자나 국어교사를 '한글지기'로 삼으면 언론도 더 이상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될 듯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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