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마지막 생존 이인술 애국지사 별세

입력 2017-10-11 00:05:01

유학생 결집 항일운동…옥고 중 광복 맞아 자유의 몸

생전 이인술 애국지사 모습. 경북남부보훈지청 제공
생전 이인술 애국지사 모습. 경북남부보훈지청 제공

포항 지역의 마지막 생존 애국지사인 이인술 지사가 향년 92세로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이 지사의 별세로 경북에는 애국지사가 2명만 남았다. 이 지사의 장례는 포항시와 협의, 추석 명절이 끝난 11일부터 3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이 지사는 영덕 출신으로, 일본 가고시마 수산학교를 다니며 항일운동을 결심했다. 1943년 일본의 핍박이 거세질 무렵 이 지사는 규슈와 오사카 등지의 한국인 유학생들을 결집해 독립격문과 태극기 등을 나눠주는 항일활동을 벌이다 1944년 1월 체포됐다. 1944년 10월 오사카지방재판소에서 징역 2년형을 받고 옥고를 치르던 중 광복을 맞으며 자유의 몸이 됐다.

정부는 이 지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1982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앞서 해방 이후에는 6'25전쟁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고, 2008년에는 광복회 대구'경북연합지부장을 역임했다. 평생을 나라 사랑에 몸 바쳤지만 이 지사는 늘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장례를 준비하고 있는 셋째 아들 동호 씨는 "아버지는 집 곳곳에 1년 365일 태극기를 달아놓고 바라보시는 등 평소에도 태극기를 많이 사랑하셨다"면서 "항일운동을 하며 모진 옥살이를 하셨을 텐데, 이와 관련해서는 말씀이 거의 없으셨다. 속울음을 낼지언정 본인의 아픔을 밖으로 절대 드러내지 않는 강인한 분이셨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말로 다하기 어렵다"며 눈물을 삼켰다. 다른 유족은 "힘든 세월 강인한 정신으로 나라 사랑을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장례 일정이 늦어진 것 역시 포항시와 광복회 등에서 추석 연휴 고인을 쓸쓸하게 보내기 죄송스럽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비롯됐다"고 전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일제강점기에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이인술 애국지사께 도민의 정성을 모아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며 "앞으로 경북도는 조국에 희생하고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유족에게 합당한 예우를 계속할 것이며, 후세들이 이를 귀감 삼을 수 있도록 보훈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고 이인술 지사는 부인 고 손난연 씨와 3남 6녀를 두었다. 빈소는 포항 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조문은 11일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13일이며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054)260-8048.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