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민심 대해부] 어른들은 "북핵에 불안", 청년들은 "취업 힘들어"

입력 2017-10-10 00:05:01

치솟는 물가에 힘든 서민들 "안보 불안 느낄 새도 없어"

대구경북민의 추석 연휴 민심은 북한 핵실험 등으로 닥쳐온 안보 위기와 갈수록 팍팍해진 삶의 무게에 집중됐다. 또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지역민들은 북한과 미국,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안보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면서도 '강한 압박-대화'라는 해법을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한쪽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국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한국전쟁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할 만큼 불안하다. 사드와 전술핵 배치를 포함해 더 강력한 군사'외교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반면 일부에서는 "위기일수록 남북 간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와 취업난 등 먹고살기가 팍팍한 서민들은 "안보 불안을 느낄 새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학 졸업 뒤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A(27) 씨는 "부모님께 2년째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학원 수강료를 포함해 독서실 비용과 생활비 등 월 50만원을 넘게 쓰는 게 부담스러워 단기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취업 관련 정책들도 살펴보지만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의 대리운전 기사인 B(47) 씨는 "안보 불안은 남의 얘기"라며 "몇 년 전만 해도 대리운전비 1만6천원 대신 2만원을 건네며 잔돈을 가지라고 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며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아내와 함께 아이 둘을 키우는 게 너무 빡빡하다"고 했다.

경제계에서는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절차가 시작된 것을 두고 기업인들의 불안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내 고장과 지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일각에서는 나타냈다.

특히 대구에서는 보수의 심장에 보금자리를 편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시장 선거 등판 여부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의 적임자가 누구냐가 설왕설래였다. 경북의 경우 정치권을 중심으로 친박(박근혜) 핵심으로 좌장 역할을 했던 최경환 국회의원의 경북도지사 출마 여부도 추석 밥상에 화두로 올랐다.

김상훈 한국당 국회의원은 "연휴 동안 시민들은 북한의 핵실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면서 안보상황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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