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기계, '물 없는 염색기' 시험가동 성공

입력 2017-06-14 00:05:01

물 70%, 염료 30%가량 감소…기존 염색보다 1시간 단축, 균일한 발색은 과제로 꼽혀

13일 오전 대구 대주기계를 찾은 섬유업계 관계자들이 물 없는 염색 기계(초임계 유체 염색기)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3일 오전 대구 대주기계를 찾은 섬유업계 관계자들이 물 없는 염색 기계(초임계 유체 염색기)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컴프레서 제조기업 대주기계가 '물 없는 염색' 핵심 설비의 시험용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2019년까지 실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계를 개발하고 염색의 균일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대주기계(대표 이재형)는 13일 오전 대구 달성군 현풍공장에서 '초임계 유체 염색기'(이하 초임계 염색기) 개발 발표회를 열고 소형 시운전 제품을 공개했다. 행사는 대주기계와 대구시, 다이텍연구원이 마련하고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과 제직'염색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물 없는 염색, 즉 '건식 염색'은 대구시가 정부에 제안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사업비 55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 4월 주관사업자로 다이텍과 대주기계가 선정됐다.

두 기관은 각각 연구개발 및 이론 수립'설계와 초임계 염색기 제조를 맡고 있으며 경남의 화학염료 제조기업 엠도흐멘코리아㈜가 전용 염료를 개발 중이다. 엠도흐멘코리아는 2001년 LG화학과 독일 엠도흐멘사가 합작해 만든 기업이다.

물 없는 염색의 핵심 기술은 고압 탱크에 건식 염색 전용 분산 염료와 원단(생지)을 넣은 뒤 압축공기와 열을 이용해 원단에 염료를 압착시키는 것이다. 대주기계는 1천 바(bar) 상당의 고압에 견딜 수 있는 공기 탱크와 고성능 컴프레서를 모두 설계'제조하는 능력을 갖춘 업계 전국 1위, 세계 5위 사업자로 초임계 염색기 개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식 염색을 이용하면 염색에 앞선 전처리 공정에서만 물을 쓰면 된다. 대량의 물과 열(스팀)을 이용하고 버리던 습식 염색에 비해 물은 70%, 염료'열에너지'인건비를 각각 30%가량 감소시킬 전망이다.

이날 대주기계가 공개한 370ℓ급 파일롯(견본) 설비는 시험용 기계임에도 비교적 뛰어난 염색 능력을 보여줬다.

염색에 드는 시간은 40분~2시간 수준으로 기존 습식 염색(2, 3시간)보다 짧았다. 또 기계를 가동하는 동안 물이 단 한 방울도 들지 않았다.

발색 능력도 습식 염색만큼 뛰어났으나 원단 종류, 가공 조건에 따라 원단 전체에 염료가 균일하게 스며들지 않을 때가 있는 점은 해결 과제로 꼽혔다. 섬유업체 관계자들은 "균일한 발색 능력과 뛰어난 색 재현력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대주기계는 오는 2019년 말까지 양산용 2천ℓ급(원단 적재량 200㎏) 완제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대주기계 관계자는 "시간과 압력, 온도를 바꿔가며 최적의 염색 조건을 찾고 있다"며 "아직은 이론상 건식 염료와 유사한 염료를 쓰고 있는데, 제대로 된 염료가 나오면 좀 더 정확한 시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대구 염색산업의 최대 해결 과제는 악취와 폐수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시제품을 보니 뛰어난 기술력으로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대주기계와 다이텍은 지역 염색업계와 자주 소통해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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