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효과적 암기를 위한 연상법

입력 2017-06-12 00:05:01

암기는 모든 공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는 이해력과 동시에 암기를 통해서 이루어지기에 암기를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효과적 암기에 왕도는 없는 것 같지만 방법은 있다.

그래서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에는 더 쉽고 짧은 시간에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암기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인간에게는 오감이 있는데 각 개인마다 더 민감하고 자주 사용하며 선호하는 익숙한 감각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편하게 여기는 것을 활용하게 되면 더 쉽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시각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감각기능보다는 시각적 기능을 활용해 문제에 접근할 때 효과적으로 업무처리가 이루어진다. 마찬가지로 청각적인 사람은 청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촉각적인 성향이 높은 사람은 당연히 촉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헬렌 켈러이다.

헬렌은 오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각을 비롯하여 청각 장애라는 이중 장애와 함께 청각과도 관계되는 언어적 장애까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를 가르친 어떤 선생도 모두 실패를 거듭하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렇지 않아도 성격이 괴팍하여 자주 분노를 폭발하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던 그녀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전통적인 학교의 교육 방식은 주로 시각과 청각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감각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공부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이 두 가지 감각적 기능이 떨어지거나 소홀히 하게 될 때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헬렌도 문제아에 속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설리반 선생은 달랐다.

설리반 선생은 헬렌의 마비된 감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감각, 특히 촉감에 집중하여 그녀를 가르쳤다.

설리반 선생은 헬렌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꽃을 만지게 하고 손바닥에 '꽃'이라는 단어를 적어 주고 물을 만지게 하고는 '물'이라고 써주는 방식으로 촉감적 자극을 주면서 가르쳤다. 헬렌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손의 감각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헬렌에게는 후각과 미각의 감각도 살아 있었기에 사물을 만지면서 냄새를 맡고 맛을 볼 수도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헬렌은 조금씩 사물을 익히고 세상을 배워 나갔다. 그리고 결국 크게 성공하였다. 이를 곧 감각적 상상력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러한 설리반 선생의 교육 방식을 암기의 상황에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감각적 상상력인데 그것은 연상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헬렌이 했듯이 장미꽃을 떠올려 보자.

이때 장미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시각, 촉각, 후각과 같은 감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감각적 '상상'을 한다면 훨씬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그 꽃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연상법이다.

냄새에 민감하다면 장미 향기를 생각하는 것도 좋다. 시각적 민감성이 높다면 당연히 장미꽃의 색깔, 모양 등을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연상법은 기계적인 암기에 비해서 훨씬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이미지로 상상할 때 언어적으로 기억하는 경우보다 훨씬 잘 기억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를 하고 암기를 할 때 가능하면 자기에게 익숙한 오감적 차원에서 이미지를 그리면서 상상을 하고 감각적 느낌을 느끼고 경험해 보라. 이러한 훈련이 반복된다면 더 큰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잠재의식의 특성, 혹은 뇌의 특성인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리얼하게 상상된 정보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면서 더욱 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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