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벤처기업부, 부 승격에 걸맞은 일 찾아 해야

입력 2017-06-07 00:05:04

정부가 중소기업청을 독립된 부처로 승격시킨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조직개편안을 5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는 정책 발굴과 지원 등 역할과 기능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처 명칭이 말해주듯 벤처 창업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과 기능에 큰 기대가 모아진다.

이제까지 중소기업 정책 등 관련 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청이 맡아왔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이를 부로 승격'독립시키고 예산과 인력 등 조직도 크게 키운다. 현행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로 나눠진 관련 업무를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자연히 지방의 12개 중소기업청의 위상과 역할도 달라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소식에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전체 산업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에도 그동안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뒷받침 등 지원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1인 이상 사업체 수는 전국에 모두 354만여 곳으로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전체 산업의 87.9%를 차지한다. 이를 5인 이상 중소 제조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전체 산업 인력의 77.4%를 중소기업이 떠안고 있다.

이 같은 지표나 통계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중심이다. 국민 10명 중 8명 넘게 몸담고 있는 최대의 생업 터전이다. 하지만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평가나 대우도 없고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등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형편은 매우 어렵다. 정부가 중소기업 정책 발굴과 지원 시스템에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조직과 인력은 풍선처럼 크게 늘어나는데 관련 정책 방향과 역할, 기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조직 개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부처 독립과 신설이라는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부의 시각과 공무원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과 근로 자체만으로도 보람과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생태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중소기업의 어깨에 달렸다는 각오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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