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신 여기서 흙수저죠, 공무원 공부 어디서 해도 무관 노량진 온 건 눈치 보기 싫어서
지난해 상경해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주현(가명'27) 씨는 이른바 '노량진 육두품'이다. 우스갯소리긴 하지만 '공시생' 세계에서도 흙수저라는 의미다. 집과 출신학교가 모두 서울인 공시생은 '성골', 고향은 지역이지만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노량진으로 입성하면 '진골'이다. 김 씨는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학교와 집 근처 공공도서관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지난해 노량진행을 선택했다.
Q. 하루 일과는.
A.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 보던 내용을 점검하고 아침식사 후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다.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인터넷 강의 청취-자습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공부가 직업인 성인이다. 가급적 같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집중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Q. 대구보다 노량진에서 공부가 더 잘 되나.
A. 그렇지 않다. 요즘은 인터넷 강의가 좋아서 공부는 어디서 해도 상관없다. 9급 공무원 시험 문제가 고시 수준은 아니다. 공시생 생활이 길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그렇고 시험에 먼저 합격하는 후배들이 생기면서 그동안 공부하던 학교와 집 근처 공공도서관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노량진의 장점은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라 잡다한 인간관계를 생각할 필요 없이 이기적으로 공부만 해도 되는 곳이다.
Q. 새 정부의 공무원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반응은.
A. 환영이다. 공시생의 목표는 공시생 생활을 끝내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1만2천 명을 더 채용한다니 너무 기쁘다.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약 5만 명으로 추산하는데 이 가운데 4분의 1이 직장을 가지고 가족도 꾸릴 수 있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온 '노장'들이 사력을 다하고 있다.
Q. 공무원 정원 확대는 향후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대도 있다.
A. 나라 걱정하는 공무원이 되고자 공부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그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누려 오신 분들이 고민하고 부담하는 방식으로 풀어 주셨으면 좋겠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