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 베조스의 '고객 집착'
'거부할 수 없는 가치 제공' 최고 우선
2015년부터 오프라인 서점 개설해
고객이 모르는 요구까지 파악나서
1994년 30만달러(약 3억원)를 투자하여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미국의 아마존은 5월 8일 기준 시가총액 4천483억달러(508조원)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국 4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6년 153조원의 매출을 실현하여 2010년 대비 70조원이나 성장했다. 70조원이란 숫자는 미국의 주요 백화점 체인인 시어즈, 메이시, 노드스트롬의 2016년 매출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아마존은 이들을 재물로 고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억5천만 명 이상의 고객에, 연회비 99달러에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가구가 전체 미국 가구의 52%에 달한다니 이 회사의 영향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014년부터는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스피커를 출시하여 현재까지 500만 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에코'는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 가정에서 인터넷 쇼핑과 간단한 정보검색을 하는 주력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니 놀랍다. 이처럼 편리한 음성 인식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배송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춤에 따라 아마존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이처럼 화려한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2017년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창업 '첫날'(Day 1)의 정신을 다시 강조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언급한 것은 '고객에 대한 집착' '주객전도에 대한 경계' '트렌드 올라타기' '빠른 의사결정'이다. 그중 고객에 대한 집착을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제시했다. 고객은 항상, 아름답게, 놀라울 정도로 만족을 모른다.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자신의 일이 잘될 때도 그렇고, 스스로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조차도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원한다. 그러니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이야말로 가장 높은 목표요, 가장 강한 추진력이 된다고 단언했다.
아마존의 고객 집착을 보여주는 일화들은 많다. 아마존 초창기 때 한 고객이 영화를 봤는데, 나중에 그 영화의 화질에 문제가 있었음을 아마존이 알았다. 고객이 이의제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아마존은 이 고객에게 사과 메일을 보내고 요금 2.99달러를 환불해 주었다. 공개된 자신의 이메일로 고객 불만이 접수되면 베조스는 물음표(?)를 붙여 담당자에게 보낸다. 이메일을 받은 직원은 최우선으로 대응 방안을 보고해야 하고,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베조스는 직원에게 호되게 독설을 퍼붓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회사가 커지고 사업이 복잡해짐에 따라 업무절차가 만들어지고 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베조스는 이로 인해 고객에 집중하는 우선순위가 흔들리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비록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 드론 등 첨단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술회사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이러한 시도들을 모두 '고객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계산대가 없는 마트 '아마존 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마존닷컴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시',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물류 시스템 '키바', 드론을 활용해 물품을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최고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 자신들이 무너뜨린 오프라인 서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 시작하여 이미 10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300~400개로 늘리겠다니 참 아이러니다. 그러나 아마존 서점은 전통적인 서점과는 너무나 다르다. 서점의 위치와 진열되는 책 선정도 2억5천만 고객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마존닷컴과 연계하여 운영되는 이 서점들 또한 고객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아마존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진정으로 고객 중심적이고, 고객에 대해 집착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고객이 아닌 경쟁자에 집중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남다른 이유입니다." 제프 베조스의 말이다. 창업부터 고객 중심의 가치로 출범하여 20여 년 동안 고객 집착의 경지로 승화시킨 아마존은 이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물론이요, 고객 스스로 모르고 있는 요구까지도 파악하여 제안하는 빅 브라더 역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이 빅 브라더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우리 시장에서 '고객에 대한 집착'을 넘어 '고객의 수호천사'가 되는 많은 기업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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