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신하고 과감한 문 대통령 인사 스타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호평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21일 내각, 청와대 참모 명단을 추가 발표하자, 참신하고 과감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통령 자신의 경쟁자와 일한 인물을 참모에 기용했고,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을 지명하는 파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역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르게 깜짝 놀랄 만한 인사들을 낙점해 청량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 새 정부의 출발은 아주 순조로운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외교부 장관에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지명했다. 김동연 지명자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외교관 출신인 만큼 무난한 인선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지명자는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깜짝 발탁이었고,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장하성 실장은 얼마 전까지 안철수 후보의 경제교사로 일한 전력이 있다. 문 대통령이 '탕평'과 '파격'의 인사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자신의 철학과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전력을 문제 삼지 않고 과감하게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수적인 경제학자로 박근혜 정권의 경제 공약을 만들었던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정권에서 '영혼 없는' 관료 출신이나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기회주의자만 중용되고 득세하는 장면을 신물 나게 봐왔다. 자신의 자리 보존이나 출세에 혈안이 돼 대통령 눈치만 살피기에 급급한 인물들이 결국에는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다. 박근혜 정권의 실패는 문 대통령에게 훌륭한 교과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지금까지 내놓은 내각, 참모진 인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지역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여성을 앞세우고, 재벌'검찰 개혁에 적합한 인물을 내세우면서 국민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남아 있는 장'차관과 참모진 인사에도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해 기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