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TK 표심 분석…洪 후보 득표율 과반에 못 미쳐, 文 대통령은 魔의 20% 벽 돌파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19대 대선은 예년과 다른 듯 닮은 결과를 남기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됐다.
영남에서 '몰표' 현상이 거의 사라지는 등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가 상당 부분 무너지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대구경북(TK)은 매번 몰표를 몰아주며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보수정당(자유한국당)에 과반의 득표도 안겨주지 않은 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으로 표를 분산시킴으로써 다당제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간 한국당 일당 독점 체제였던 TK 정치 지형은 지난해 말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으로 분열되고 민주당의 지지세까지 오르면서 다당제의 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45.36%, 48.62%를 득표해 체면치레를 겨우 했을 뿐이다. 홍 후보가 50% 가까운 표를 가져가긴 했지만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대구 80.14%, 경북 80.82%)에는 턱없이 낮았다.
반면 문 대통령은 대구에서 21.8%, 경북에서 21.7%를 득표해 1987년 직선제 대선 이후 야당(민주당)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대통령이 됐다. 17대 대선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대구 6.0%, 경북 6.79%로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고, 노무현 전 대통령(16대)은 대구와 경북에서 18.67%, 21.65%를 얻어 양 시도에 걸쳐 20%대 벽을 깨지는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15대 대선)은 대구 12.53%, 경북 13.66%를 얻었다.
TK는 호남의 사위인 안철수 후보도 보듬었다. TK는 안 후보에게 대구 15%, 경북 14.9%를 안겨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지켜줬다. 또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대구에서 12.6%의 득표율을 나눠줘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비록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리진 못했지만 진보 정치의 생존 가능성을 용인했다.
변화의 TK 민심 풍향계는 내년 6'13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상황에 따라서는 정당별 단일화 등을 통해 과반의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당에 대항해 의석과 자치단체장 등을 배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층에 몰표를 몰아주었던 TK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참신한 인물과 정책 대결이 없다면 특정 정당의 간판만 달았다고 당선되는 '막대기 선거'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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