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같이 졸업하자" 학교 밖 청소년 줄이기 나서

입력 2017-04-24 00:05:00

경북 칠곡지역 학교 프로그램 효과

학교폭력과 따돌림 예방을 위한 사진 공모전에 참가한 왜관중 한 팀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지 말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왜관중 제공
학교폭력과 따돌림 예방을 위한 사진 공모전에 참가한 왜관중 한 팀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지 말자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왜관중 제공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1천700여 학교 밖 청소년(학업중단 청소년)이 발생한 가운데, 칠곡교육지원청과 칠곡지역 학교들이 학업 중단 청소년 발생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대응 프로그램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칠곡군에서는 초'중'고 학생 중 52명이 학교 부적응 현상을 보였지만, 자퇴 등 실제 학교 밖 청소년으로 이어진 사례는 7명에 그쳤고, 2015년은 28명 중 7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또 2014년에는 33명 중 11명이, 2013년에는 31명 가운데 17명이 학교를 그만둬 해가 갈수록 관련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칠곡교육지원청은 최근 관계기관과 '학교 밖 청소년 발굴을 위한 합동 아웃리치(out reach)'를 했다. 이번 행사에는 순심고 학생 10여 명이 '친구야 같이 졸업하자, 같이 행복하자'는 테마로 참여, 학교 밖 친구와 학업 중단을 앞둔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웃리치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실태를 알리고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이뤄졌다.

왜관중은 학력 향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풀아웃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풀아웃수업은 정규 수업 시간의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준에 맞춰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학력 향상 프로그램.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이번 학기에도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또 사제가 참여하는 학교폭력과 따돌림 예방을 위한 사진 공모전도 하고 있다.

순심고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반별 축구시합인 '순심리그'를 개회했다. 매년 열리는 순심리그에는 1, 2학년 모든 학생들이 출전하며, 반당 7경기를 소화해야 해 총 경기 수는 연간 100게임이 넘는다. 이강희(2년) 군은 "주먹다짐을 했던 다른 반 친구가 있는데 몸이 부딪치는 축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화해를 했다. 평소 서먹했던 친구들도 경기를 하고 나면 친해진다"고 했다.

북삼중은 공부에 지치고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위한 '친구사랑 미니 콘서트'를 분기마다 열고 있다. 박세진(2년) 군은 "지루했던 학교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기회가 되면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왜관중앙초교는 '하브루타'(학생들끼리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은 각각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을 불러일으키는 수업을 꿈꾸고 연구하는 교사의 꿈과 사랑을 갖게 됐다. 왜 질문하고, 공부해야 하는 지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매원초교와 학림초교는 전교생이 '의형제'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전교생이 66명인 학림초교는 올해 29쌍의 의형제, 의자매가 맺어졌다. 이들 형제자매는 함께하는 점심식사, 책 읽어주기, 멘토링, 캠프 등 핵가족화, 결손 및 맞벌이 가정에 따른 한 자녀들이 형제의 정과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등의 문제를 예방'해결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교육청과 학교들은 학교폭력 제로 연수회, 위기학생 전문의 상담. 찾아가는 Wee심리카페, 직업체험, 사제멘토링,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학교와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성란 칠곡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교 밖 청소년 발생 원인으로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가정문제 등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학교 밖 청소년과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라며, "교육 당국은 위기의 학생들에게 더 나은 대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학부모들도 자녀 양육에 관심을 갖고 부모 자녀 간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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